[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둔 1일 서울 종로구 청량리종합시장을 찾은 한 시민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결제를 하고 있다. 2025.10.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우리 경제가 건설업 부진 장기화 속 낮은 생산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소비 부진은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관세 등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향후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6일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위축으로 낮은 생산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소비 부진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대외적으로는 “대미 자동차수출에 대한 고율 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재점화되는 등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 5월 ‘경기 둔화’ 표현을 쓴 후 6~8월 ‘미약한 상태’, ‘낮은 수준’ 등의 표현으로 경기 부진을 진단해왔다. 지난달 평가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효과가 반영되면서 진단 수위가 소폭 완화됐다.
특히 이달에는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흐름 유지’라는 표현을 썼다.
전월에 급증했던 소매판매액이 일부 조정됐으나 소비 개선세는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8월 소매판매액(2.5%→-0.5%)은 개별소비세 인하로 승용차(12.9%→13.6%)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액(1.5%→-2.0%)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지난 26일 대구 북구 칠성종합시장 한 건어물 판매점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을 알리는 안내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2025.09.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KDI 관계자는 “7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휴대폰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8월 소매판매액은 조정됐으나 계절조정 소매판매액의 완만한 개선 흐름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제조업생산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개선됐지만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생산증가세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실제 8월 전산업생산(-0.3%)은 광공업 개선에도 불구하고 건설업 부진이 심화된 가운데 서비스업의 증가세도 다소 완만해지면서 소폭 감소 전환했다.
다만 9월 소비자심리지수(110.1)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소비 여건도 개선되는 모양새다.
아울러 9월에 시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상생페이백 등의 지원 정책으로 소비 개선세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투자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여타 부문의 부진으로 미약한 흐름을 이어갔다.
8월 설비투자(-0.4%)는 변동성이 높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축소됐지만 기계류는 완만한 증가에 그쳤다. 인공지능(AI) 수요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고려할 때 반도체 투자의 호조세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건설기성이 전반적으로 대폭 감소하는 등 건설투자는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건축수주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건축착공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면서 건설투자 부진 장기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사진은 30일 서울 시내의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2025.05.30. [email protected]
KDI 관계자는 “건축수주 개선세는 향후 건설투자 부진이 완화되는 요인”이라며 “그러나 부동산 PF 대출심사 강화, 지방 부동산경기 둔화 등으로 금년 들어 건축수주와 건축착공면적 간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으며 건설공사 기간도 확대되면서 건설투자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KDI는 수출 증가세가 완만하게 둔화되는 것으로 판단되며 높은 수준의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9월 수출은 조업일수 확대에 주로 기인해 12.7% 증가했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5.7%)보다 낮은 6.1% 감소를 기록했다.
이처럼 건설업과 제조업의 부진이 지속되며 취업자 수 증가폭이 축소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 여건은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8월 취업자 수는 16만6000명을 기록하며 전월(17만1000명)에 이어 증가폭이 축소했다.
소비자물가는 물가안정목표(2%) 내외에서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2%를 유지해 기조적인 물가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통상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신용시장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이다.
9월 원·달러 환율이 대미 투자협정 관련 불확실성으로 전월 말 대비 0.9% 상승했으며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도 전환으로 국고채금리(3년)도 2.58%로 상승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3657.28)보다 18.54포인트(0.51%) 오른 3675.82에 개장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64.72)보다 2.10포인트(0.24%) 상승한 866.82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21.3원) 대비 보합인 1421.3원에 출발했다. 2025.10.16. [email protected]
10월 들어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며 환율은 지난 14일 기준 1431.0원으로 9월말 대비 2.0% 상승했다.
한편 8월 가계대출은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5~6월 중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증가폭이 전월 대비 확대됐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8월 4조7000억원으로 7월(2조30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7월 국내은행 연체율은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및 가계신용대출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부동산시장의 경우 대출 규제 강화로 매매가격의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고 거래량도 축소됐다.
8월 주택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6% 늘며 상승폭은 축소됐다.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이 점차 반영되며 수도권 매매가격 상승폭(0.17%)이 서울을 중심으로 축소됐으며 거래량도 둔화 흐름을 나타냈다.
비수도권은 주택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며 매매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거래도 위축됐다.
세계경제는 성장세 둔화 우려가 일부 완화됐지만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과 재정 불안 등 하방 위험이 다수 상존하고 있다는 평가다.
KDI 측은 “산업생산 증가세 둔화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업황도 회복 국면을 유지하면서 세계경제의 급격한 둔화 우려는 완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5.10.15.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