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손(우크라이나)=AP/뉴시스] 우크라이나의 소방대원들이 3일 헤르손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주택의 불을 끄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국영 에너지회사 나프토가즈는 러시아 무인기와 미사일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시설에 최대 규모의 공격을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계속,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강타했다고 말했다. 2025.10.04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러시아군이 겨울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마비시키려는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AP와 AFP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키이우주 미콜라 칼라슈니크 지사는 이날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인 DTEK의 변전소에서 근로자 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도네츠크, 오데사, 체르니히우 지역의 시설도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우리 도시와 지역사회를 겨냥한 공중 테러를 계속하며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 1주일간 드론폭탄 3100여대, 미사일 92발, 약 1360발의 글라이드 폭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산 석유 구매국에 대한 제재 강화를 촉구하며 “제재, 관세, 러시아산 석유 구매국을 대상으로 한 공동 행동 등 모든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방공 능력 강화, 에너지 분야 대응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과 협의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추가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탄도미사일 등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 제공 가능성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식을 추진한다며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지원할지 여부를 “어느 정도 결정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앞으로 우크라이나 고위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이날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공급 가능성을 놓고 “극도의 우려”를 나타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토마호크 문제에 대해 “극도의 우려를 표한다”며 “지금은 모든 측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매우 극적인 순간”이라고 경고했다.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며 “도널드 대통령이 때때로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가 한발 물러나는 전술을 쓰기 때문에 곧 실행될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격은 전날 러시아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키이우에서 최소 20명이 다치고 주거시설이 파손되며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뒤 이어졌다.
율리야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를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를 상대로 한 집중 공격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날 밤 러시아가 발사한 118대의 드론 가운데 103대를 요격하거나 교란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영토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32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력망 공격은 매년 겨울철에 집중되며러시아는 이를 통해 상대 국민 사기를 떨어뜨리려고 하고 있다. 겨울철 기온은 10월 말부터 3월까지 낮아지며 1∼2월이 가장 추운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