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초대위원장으로 선출된 유청준 노조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9.14. [email protected][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들이 설립한 전국 단위 노동조합이 14일 공식 출범했다.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 전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났다가 지난 1일 복귀했다.
대한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발대식을 열고 공식 설립을 알리고 ‘8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초대 위원장은 유청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중앙대병원 전공의), 수석부위원장은 남기원 대전협 비대위원이 맡았다.
전공의노조는 ▲전공의의 정당한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 ▲환자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을 것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와 책임을 나눌 것을 선언했다.
전공의노조는 출범선언문에서 “우리는 전공의 혹사의 대를 끊고 무너지는 의료를 바로잡고자 노동조합을 설립했다”며 “전공의들이 사명감으로 버텨온 현실은 근로기준법은 물론 전공의특별법조차 무시하는 근로환경과 교육권의 박탈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로사로 동료를 잃고도 침묵하는 것이, 교육관과 인권이 박탈된 채 값싼 노동력으로 소모되는 것이 정당하냐”며 “전공의에 대한 혹사와 인권 박탈을 대가로 유지되는 의료는 더이상 유지될 수 없다. 더이상 침묵 속에서, 병원의 소모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청준 노조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의 처우 개선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환자 안전을 지키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을 만드는 출발점이자 더 나은 의료를 만드는 첫걸음”이라며 “전공의의 노동 인권 보장이 곧 환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노조는 이날 ▲근무 시간 단축(72시간) 시범사업을 철저히 준수하고 모든 진료과로 확대할 것 ▲환자 안전을 위해 전공의 1인당 환자 수를 제한할 것 ▲근로기준법 수준으로 임신·출산 전공의의 안전을 보장할 것 ▲방사선 피폭 대책을 마련하고 준수할 것 ▲근로기준법 내 휴게시간을 보장할 것 ▲연차·병가의 자유로운 사용을 보장할 것 ▲전공의에 대한 폭언과 폭행을 근절할 것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전공의 특별법 개정안을 신속히 제정할 것의 내용이 담긴 ‘8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출범식에서 노조의 8대 요구사항이 명시되어 있다. 2025.09.14. [email protected]
전공의노조는 국내 모든 수련병원을 포함하는 전국 단위 노동조합이다. 지난 2006년 의사 노조 가운데 가장 먼저 직종별 노조인 ‘전공의노조’가 설립되기도 했지만 중앙 단위 운영으로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고, 전공의들의 참여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이 노조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직이 됐다.
또 지난 2020년 단체행동 때도 노조를 설립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불발된 바 있다.
전공의노조는 향후 근로시간 단축, 수련환경 개선 등 전공의 처우 등과 관련해 정부 등과의 협상 역할을 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출범이후 이날 오후까지 전공의노조에 3000여명이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