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AP/뉴시스]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북부 릴에서 국가 마비 운동인 '모든 것을 막아라'(Block Everything) 시위대가 불타는 양배추 상자 옆에서 프랑스 국기를 들고 있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정부의 긴축 정책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2025.09.11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2일(현지 시간)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등급 조정에 대해 “정부가 신임 투표에서 패배한 것은 국내 정치의 분열과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방증”이라며 “이러한 불안정성은 상당한 재정 건전성을 달성하는 정치 시스템의 역량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몇 년간 국가부채 안정화를 위한 명확한 시야가 없는 상태”라며 “국가부채가 2024년 GDP의 113.2%에서 2027년에는 12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번 결정은 프랑스 전역에서 긴축 정책에 항의하는 ‘국가 마비’ 시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가 지난 7월 정부 지출 동결과 공휴일 축소를 포함한 긴축 예산안을 내놓자 대규모 시위가 촉발됐고, 시민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9월 10일 국가를 마비시키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바이루 총리가 의회 불신임으로 물러난 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국방장관을 새 총리로 임명했지만,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지난해 기준 GDP의 5.8%로 유로존 평균(약 3.1%)을 크게 웃돌았다. 국가부채 역시 GDP 대비 113%를 넘어, 유로존에서 그리스·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9일 3.47%까지 올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와 거의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