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백승준 카카오페이 사업총괄이 지난 9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PFCT 제공) 2025.09.1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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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만약 불편을 느끼는 사용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카카오페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겁니다.”
백승준 카카오페이 사업총괄(부사장)은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카카오페이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PC에서 모바일로 커머스(상거래) 환경이 옮겨가면서 사용자들의 결제에 대한 불편이 생겨났고, 그 틈을 파고들어 2014년 카카오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한 카카오페이의 철학은 이제 ‘모두에게 이로운 생태계’라는 경영 목표로 확장되면서 더 큰 가치를 향해 촘촘히 나아가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특히 주목한 건 소상공인의 어려움이었다. 고객에게 맞춤형 니즈를 먼저 제안하는 큐레이션 기반의 커머스 생태계가 모바일 시대의 특징이라면, 오프라인 가맹점주는 여전히 고객 접점 부족과 마케팅 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백 부사장은 “예전에는 전단지를 돌리며 손님을 불러모았다면, 지금은 디지털 매체에 더 빠르게 반응하는 소비자에 대응해야 하는데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벽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페이는 ▲모객 ▲마케팅 ▲유지관리 ▲디지털 인프라 활용까지, 소상공인이 물건을 파는 전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구조를 설계했다.
먼저 ‘QR오더’ 같은 저비용 솔루션을 제공해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카카오프렌즈 IP(지적재산)를 접목해 고객의 주목도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모객 이후에는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한 지속적 고객 관리가 이어진다. 카카오페이가 보유한 4000만명 이상의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맹점주는 특정 지역·연령·취향에 맞는 고객에게 푸시 메시지나 쿠폰을 발송할 수 있다.
백 부사장은 “카카오톡 채널과 IP 캐릭터를 활용해 QR 오더를 설치하면 주목도가 올라가고, 고객이 자연스럽게 진입한다”며 “작은 성공 경험이 생기면 주변으로 확산되면서 생태계가 자라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페이는 단순한 플랫폼 제공자가 아니라, 소상공인이 디지털 전환을 경험하도록 돕는 동반자 역할을 맡는다. 실제로 얼라이언스를 발족해 온보딩을 지원하고, 사장님플러스·오래오래 함께가게 등 다양한 툴을 통해 마케팅 비용 보조와 교육 콘텐츠 제공 등의 지원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과 카카오페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백 부사장은 “초기엔 온보딩 비용을 지원해 부담을 낮추고, 이후엔 가맹점이 자체적으로 CRM(고객관리)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고객을 한 번 모아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리텐션(지속성)과 업셀링(구매 단가를 높이는 전략), 락인(장기적으로 고객을 묶어두는 전략) 효과로 이어지도록 생태계를 설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 부사장은 카카오페이의 경쟁력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꼽았다. “카카오페이는 2000만명의 마이데이터 고객과 월간 2400만명의 활성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10년 넘게 간편결제를 운영하며 대형 가맹점과도 제휴를 맺어왔다”며 “이 데이터와 네트워크 덕분에 정교한 고객 타깃팅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가 이 같은 상생 모델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조직의 유연함이 자리한다. 백 부사장은 “카카오페이에는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는 문화가 있다”며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대응할 수 있는 사고의 유연성이 큰 힘”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의 궁극적 방향은 생활금융 플랫폼이다. 결제, 대출, 보험, 증권, 투자를 비롯해 소상공인 비즈니스 지원까지 연결하는 종합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업 간 거래(B2B) 도매, 식자재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결제 데이터와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금융·비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나아가 소상공인의 사업 성장까지 지원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백 부사장은 “사용자와 소상공인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로움을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이를 통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자주 쓰는 온·오프라인 모두 1등 핀테크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