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소재 건설현장의 모습. 2023.04.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가 연일 중대 재해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시멘트와 레미콘 등 건설 후방산업계가 안전 관리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필요하면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후진적 산업재해 공화국을 반드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국무위원들에게 “일상적으로 산업현장을 점검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조치를 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잇따라 발생한 건설 현장 중대 재해 사망사고와 관련해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언급하는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면서 건설 후방산업계도 이번 사태가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며 “최근에 기존 안전 관리 체계를 다시 확인하고, 현장별로 안전 점검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건설 후방산업계 전반에 ‘이번에 걸리면 끝’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안전 관리 인력을 충원하고, 지역별 현장 안전 점검에 나서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티타워에서 열린 20대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비용을 아끼려다 발생하는 사고, 반복되는 사고는 절대 용인될 수 없다”며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건설 후방산업계도 안전사고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표시멘트는 중대재해 예방 로드맵 수립 등 다양한 안전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안전 분야에만 총 300억원을 투자해 안전시설물 설치 및 시설 유지보수비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자사 시멘트 포장에 ‘안전! 가장 중요한 건설자재’ 문구를 넣는 등 대외 캠페인도 펼치고, 강원도 삼척 공장에는 600평 규모의 안전체험 교육장(Safety Training Cente)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쌍용C&E는 대표이사가 위원장인 ESG경영위원회 산하 안전보건실(CSO)을 운영하며 각 부문·공장별 안전관리자가 지정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매년 전국 23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CSO 안전점검의 날’을 운영하고,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또 안전우선경영으로 100년 기업 한일이 되자는 의미의 ‘SF100(Safety First, 100years of hanil) 안전, 지금·바로·즉시’를 수립했다.
이와 함께 세이프티 골든 룰(Safety Golden Rules) 8가지 안전수칙인 ▲적합한 안전보호구 착용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 ▲에너지 차단·LOTO관리 ▲화재폭발·화상예방 ▲고소작업 추락 예방 ▲밀폐공간작업 안전수칙 ▲중량물 작업 안전수칙 ▲중장비 안전수칙 등을 제정했다.
레미콘업계도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진기업은 지난 2022년 안전개선팀을 신설한 이후 관리감독자와 공장장을 대상으로 한 집체교육을 정례화하고, 분기별로 위험성평가위원회를 운영하며 현장 위험요소 발굴과 개선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또 레미콘 업계의 안전 수준 제고를 위해 생산현장에서 축적한 안전 노하우를 담은 안전 가이드북을 세 차례 발간해 중소 레미콘사에 무료로 배포하며 업계 전반의 안전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재호 유진기업 대표이사를 비롯해 각 사업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공장장들이 참여한 위험성평가 사업주 교육을 실시하며 전사적 안전관리 역량을 한층 강화했고, 최근 자체 교육 과정인 ‘위험성평가 LEVEL UP’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