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07.3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에서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우리나라에 부과된 25%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하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영국의 경우 지난 5월 8일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이후 27.5%로 부과된 자동차 품목별 관세를 15%로 낮추는데 54일이 걸렸다. 이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9월 중순 이후에나 관세율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관세율 인하가 늦어질수록 우리 수출 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하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한미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오를 수 있는 주한미군의 역할 재조정과 한국의 방위비 증액 문제, 반도체·배터리 등 제조업 분야 경제협력 등에 대한 원만한 공감대를 이룰 경우 자동차 관세율 인하에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본다.
19일 대통령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회담에 나선다.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약 80여일만에 성사됐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지난달 31일 타결된 한미 협상안을 토대로 미국에 대한 투자 이행 방식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우리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 적용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미국으로 수입하는 자동차에 부과된 품목별 관세 인하에 대한 합의를 이룬 상태지만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의 경우 아직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 내 판매 가격을 동결하며 버티고 있지만 고율의 관세 부과가 지속될 경우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고 이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도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대미 자동차 수출은 미국이 지난 4월 3일 수입차에 대해 25%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자 4월 28억9000만 달러(-19.6%), 5월 25억2000만 달러(-27.1%), 6월 26억9000만 달러(-16.0%) 등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최근 트럼프 정부는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기한을 기존 2032년에서 오는 9월 30일까지로 앞당긴다는 내용이 담긴 대규모 감세법(OBBBA) 시행을 발표했는데 현실화되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서울=뉴시스]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대미 자동차 부품(HS코드 8708) 수출액은 약 29억4669만 달러(약 4조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9억9574만 달러)보다 1.6% 감소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자동차 부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자동차 업계에선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측 목표인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관세율 인하 시점도 구체화될 수 있다고 점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행보를 통해 ‘정치 이벤트’를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공개하면서 품목별 관세를 낮추는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는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아지더라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0% 관세율을 적용 받았던 것과 비교할 때 경쟁국 대비 2.5% 포인트(p) 유리했던 관세율 우위가 사라지는 만큼 자동차업계 지원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수출 타격 우려와 관련해선 수출 지원과 민관 협력 연구개발(R&D) 지원, 중소기업 수출금융 확대 등 기업들의 중장기 기술 개발에 대한 세제·자금 지원을 확대해나간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경쟁조건을 확보했다”며 “조선·자동차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미측과 협력을 강화하여 새로운 미국 시장 진출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세 조치에 대응해 수출 애로 해소, 대체시장 진출, 세제·자금 지원 등 후속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우리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압도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략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