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2025년 7월 중국 위안화 신규융자는 마이너스 500억 위안(약 9조6410억원)에 그쳤다고 동망(東網)과 중국시보, 홍콩경제일보가 14일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인민은행이 전날 발표한 7월 금융통계 보고를 기반해서 산출한 위안화 은행대출이 6월 2조2400억 위안에서 2조2900억 위안, 102.23% 급감했다고 전했다.
위안화 융자는 2005년 7월 이래 2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낙폭도 1999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이런 상황은 7월에 융자를 갚은 돈이 신규 대출보다 500억 위안이나 많았다는 걸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3000억 위안 늘어난다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작년 7월은 2600억 위안이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대출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게 주된 요인으로 거론됐다.
6월에는 분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은행권이 대출에 힘을 쏟았는데 그에 대한 반동 요인도 있다는 지적이다.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금융시보(金融時報)는 논평을 통해 “금융기관들이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면서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 지원의 질과 지속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통계 보고는 월간 통계를 내놓진 않는다. 1~7월 누계 신규융자는 12조8700억 위안으로 나타났다.
매체가 계산한 내용을 보면 주택융자를 중심으로 하는 가계 단기 대출은 7월 3827억 위안 줄었고 장기대출도 1100억 위안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주택 구매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계 대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대출은 600억 위안 증가했지만 대부분이 단기 ‘표지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로, 실질적인 자금 수요는 오히려 줄었다.
단기대출은 5500억 위안, 장기대출 경우 2600억 위안 각각 감소한 반면 표지어음은 8711억 위안이나 급증했다.
금융시보는 “그간 일부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외상으로 납품한 대금을 받지 못해 유동성 보강을 위해 대출을 받아야 했지만 최근 대기업이 외상 대금 지급을 개선하면서 중소기업의 신용 수요도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7월 말 시점에 위안화 융자 잔액은 268조5100억 위안으로 전년 동월보다 6.9% 증가했다.
통화공급량 M2 잔액은 32조94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8.8%에 달했다. M1은 111조600억 위안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5.6% 늘었다.
은행융자에 더해 신규주식 공모(IPO), 투자신탁사 대출, 채권 발행 등을 합친 광의 여신과 유동성을 나타내는 사회융자 총량은 7월 말에 431조2600억 위안으로 증가율은 전년 대비 9.0%로 전월 8.9%에서 약간 가속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자금 수요가 줄어든 만큼 인민은행으로서는 서둘러 금융정책 완화에 나설 필요가 없어졌다는 방증이라고 현지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는 “7월 신용 데이터가 약해졌지만 통화공급량은 예상을 넘었다. 이는 지난해 기저 효과와 채무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애널리스트는 “금융정책이 현재 관망하는 시기로 단기적으로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며 “유동성 수요를 감안하면 애초 예상한 예금준비율(PPR) 인하도 연기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선별적인 금융정책은 앞으로도 금융완화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