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4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밀집 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07.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의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37억원을 넘어서는 등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 주택 매매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안전 자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의 대형 아파트값이 한 달 새 약 11%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전용면적 135㎡ 초과 아파트값은 지난달 37억3262만원으로 전월 대비 10.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평균 매매가 33억 6429만원보다 3억6833만원 상승했다.
대출 규제로 부동산 매매가 줄어들면서 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규제의 영향이 크지 않은 대형 평수의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현금 부자들의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증가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전용면적 85㎡ 이상 아파트와 빌라 모두 매매가 오름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용 85㎡ 초과∼102㎡ 이하 매매가는 17억7742만원에서 18억163만원으로 1.9%(3321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연립·다세대(빌라)의 경우 전용 85㎡ 초과∼102㎡ 이하가 6억3647만원에서 6억5350만원으로 2.7%(1703만원) 상승했다.
실제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초구 서초동 현대슈퍼빌(전용면적 216.16㎡)이 41억원에 거래가 성사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였던 지난 5월12일 35억원 대비 6억원 올랐다.
부동산 시장에선 당분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서울에서 대형 면적 아파트 공급이 적다 보니 대형 아파트들의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금리나 대출 규제 등에 영향을 덜 받는 자산가들 사이에서 재건축과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역시 한몫하고 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간 강남 등 상급지에서 대형 평형 신축 아파트 공급이 감소하면서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금리나 정부의 대출 규제 등에 영향을 덜 받는 자산가들의 대형 평형 수요가 여전하다”며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에 자유로운 수요자들이 희소성이 있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나 신축 아파트 등 똘똘한 한 채를 매수하면서 서울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