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2025년 9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3% 내렸다고 국가통계국이 15일 발표했다.
신랑망(新浪網)과 신화망(新華網) 등에 따르면 국가통계국은 이날 9월 생산자 물가지수(PPI) 경우 작년 같은 달보다 2.3% 하락했다고 밝혔다.
9월 CPI는 시장에서는 0.2% 내린다고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0.1% 포인트 상회했다. 8월은 0.4% 하락했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 시장 예상은 0.2% 상승인데 0.1% 포인트 미치지 못했다. 8월은 보합이었다.
CPI는 2개월 연속 내렸다. 부동산 불황 등에 따른 내수 부족을 배경으로 중국인 식탁에 빠질 수 없는 돼지고기를 비롯한 식품 가격의 낙폭이 확대하고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는 전기차 등 자동차도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
품목별로는 식품 가격이 4.4% 하락했다. 7월 4.3%에서 낙폭을 확대했다. 식육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돼지고기가 17.0% 내려 8월 16.1%에서 하락율을 넓혔다. 채소류는 13.7% 대폭 떨어졌다.
휘발유 등 교통 연료유는 6.0% 내렸다. 낙폭은 8월 7.1%에서 축소했지만 하락세가 이어졌다.
내수 부족으로 내구재 소비가 둔화하면서 자동차와 오토바이는 1.9% 저하했다. 2022년 7월 이래 3년 넘게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가구와 가전, 스마트폰은 정부의 교체 지원 보조금 덕분에 전년 동월보다 올랐다.
물가 기조를 보여주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지수는 9월에 1.0% 올랐다. 8월 0.9%에서 약간 가속했다.
9월 PPI는 전월 2.9%에서 낙폭을 0.6% 포인트 축소했다. 시장 예상과는 일치했다.
PPI는 3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디플레 상황이 이어지고 소비자 신뢰 침체와 미국 고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겹쳐 제조업자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
국가통계국은 9월 소비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되게 운용됐으며 시장경쟁 질서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지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후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이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 있으며 부동산 시장 붕괴로 소비자 수요가 한층 더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산업에서는 과잉생산 능력으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가격을 앞다퉈 인하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제조업체 간 과도한 가격 경쟁을 완화하거나 억제하려는 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디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가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는 2년 이상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1992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장 기록이다.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부진과 수요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경제가 ‘가격 하락-수요 둔화’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