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앙은행. 홈페이지 자료사진. 2025.09.18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대만 중앙은행은 18일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했다고 중앙통신과 연합보(聯合報), 공상시보 등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이날 정례 금융정책 회의(理監事會)를 열어 기준금리를 이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금리를 동결한다고 예상했다. 기준금리는 6회의 연속 2.0%로 묶였다.
중앙은행은 2026년까지 인플레율이 2% 미만으로 유지되면서 완만한 경제성장을 이어간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과 미국의 경제·통상 정책이 대만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양진룽(楊金龍) 중앙은행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 상황이 다소 특수하다”며 “전자산업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전통 산업은 부진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양 총재는 “경제가 전반적으로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으나 전통산업은 미국 고관세 정책의 충격으로 수출이 위축되고 감산·휴업 사례가 늘면서 산업의 양극화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 총재는 기준금리를 그대로 뒀지만 중앙은행이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자금 공급, 은행의 부동산 대출 자율 관리에 대한 탄력적 조정 등 2가지 조치를 시행하는 등 “통화정책 기조를 ‘적절히 완화적인’ 방향으로 유지해 자금 환경을 충분히 조성해 가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자·정보통신 제품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4.55%로 높아진다고 예측했다. 전번 6월 회의 때 3.05%에서 상향 조정했다.
대만에선 요즘 인공지능(AI) 관련 등 첨단제품의 수출이 늘어나고 민간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미국 고관세 영향으로 일부 제조업에서 노동시간 단축이 나타나고 있다.
중앙은행은 2026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을 2.68%로 제시했다.
첨단제품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지만 미국 고율관세가 수출과 민간투자를 끌어내린다고 중앙은행은 내다봤다.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25년이 1.75%, 내년은 1.66%로 예측했다.
양 총재는 “이번에 금리를 동결했지만 일정 부분 유연성을 부여해 ‘적절히 완화적’ 성격을 띄었다”며 “만약 내년에 전통산업뿐만 아니라 미국 무역법 232조(관세·수입제한) 조사 결과가 대만에 불리하게 작용해 첨단산업까지 부진하다면 통화정책을 통한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