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AP/뉴시스] 유럽연합(EU)과 인도네시아가 23일(현지 시간) 무역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DB) 2025.09.17.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유럽연합(EU)이 인도네시아와 무역 협정 체결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다각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와 인도네시아 당국자를 인용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이 오는 23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무역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측은 협정 시행 후 1~2년 내 자국 수출품 80%에 대해 무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팜유, 지방산, 구리 광석, 신발 등 주요 상품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
EU는 자동차, 기계류 등 산업 및 농산물 수출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 촉진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2015년 파리협약 이행 약속 등 환경·노동 보호 조항도 포함된다.
협정은 EU 27개 회원국과 유럽의회의 가중 다수결 비준을 거쳐야 한다.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의 비준 절차는 1~2개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 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2025.09.17.
EU와 인도네시아는 9년간 무역 협상을 벌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협상에 속도를 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7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 후 신속한 협정 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번 협정은 신시장을 열고, 우리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며 “유럽의 청정 기술 및 철강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원자재 공급망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인도네시아의 모든 수입품에 19% 관세를, EU 대부분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3억 명의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로, EU가 주목하는 신흥 시장이다.
소비자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녹색산업 전환에 필요한 원자재가 대량 매장돼 있다. 팜유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며, 특히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니켈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EU는 인도네시아의 5대 교역국이다. 양측 교역 규모는 지난해 300억 달러(41조4540억원)에 달했다.
다만 양측 이견도 여전하다. 인도네시아는 연말 발효 예정인 산림훼손 방지법 적용 유예를 요구 중이다. 인도네시아의 니켈 광석 수출 제한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분쟁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