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샤이니 키가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에서 열린 세 번째 정규앨범 'HUNTER(헌터)'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8.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그룹 ‘샤이니’ 키가 서늘한 호러 콘셉트로 돌아왔다. 평범하지 않은 콘셉트로 독보적인 세계관을 이어가겠다는 행보다.
키는 11일 서울 광진구 풀만 엠버서더 서울 이스트폴에서 열린 세 번째 정규 앨범 ‘헌터'(HUNTER)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대에 이런 것도 있구나 싶은 트위스트된(뒤틀린) 것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공개되는 ‘헌터’는 키가 2022년 8월 발표한 ‘가솔린'(Gasoline)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다. 또 다른 나를 마주하는 과정을 도시 괴담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표현했다.
앨범에는 동명 타이틀곡을 비롯해 스산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트랩'(Trap), 시니컬한 톤과 격앙된 톤을 오가는 보컬이 매력적인 펑크 록 ‘스트레인지'(Strange), 1990년대 뉴잭스윙 장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패추에이션'(Infatuation)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키는 “‘가솔린’ 이후 팬 분들이 너무 전투적인 것만 들으시는 거 같아서 전략적으로 밝은 노래들을 했다”며 “제 양에는 안 차더라. 하고 싶은 걸로 돌아가자 싶었고, 녹음실에서 타이틀곡 데모를 들었을 때 바로 ‘이거 해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아티스트나 신인 분들이 하시는 하늘하늘한 콘셉트에서 청량하고 건강한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그러다 보니 그 에너지를 이상한 데 쓰고 싶다는 청개구리 같은 마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헌터’는 웅장한 베이스와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 다양한 신디사이저 패드가 조화를 이룬 댄스 곡이다. 상대에게 집착하는 ‘나’와 상대방과의 복잡한 관계에서 느끼는 ‘고통 속 환희’를 풀어낸 가사가 특징이다. SM 가수들의 히트곡을 만든 켄지가 작사·작곡했다.
키는 타이틀곡에 대해 “확실히 요즘 앨범에서 나는 느낌은 아니다”라며 “사진 한 장으로도 ‘헌터’를 설명할 수 있는 선명한 콘셉트였으면 좋겠다 싶었다. 요즘 트렌드와는 달리 강렬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물 앨범의 힘 있는 디자인과 새로워 보이는 뮤직비디오 등 보여주는 것에서 차별성을 두려 한다”며 “그 누구라도 내 앨범을 갖고 싶도록 앨범과 굿즈의 경계에 있는 음반이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샤이니 키가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에서 열린 세 번째 정규앨범 'HUNTER(헌터)'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8.11. [email protected]
수록곡 ‘스트레인지’는 키의 도전 정신이 돋보이는 곡이다. 거친 질감의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왜곡된 보컬 사운드가 어우러진 실험적인 스타일의 펑크 록으로, 인간의 내면을 향한 질문을 던지는 영어 가사, 시니컬한 톤과 격앙된 톤을 오가는 보컬이 인상적이다.
“매 앨범마다 영어곡을 수록하는 편이에요. 제가 꽂히는 수록곡들이 있는데 ‘스트레인지’가 큰 비중을 차지해요. 예능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니까 이 음역대 노래를 안 할 리가 없겠다 싶었는데 일부러 (고음역대) 곡을 골라서 키도 낮추지 않고 펑키하게 소화하고 싶었어요.(웃음)”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민홍 애니메이터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작품에 참고한 K팝 그룹 중 하나로 샤이니를 언급했다.
키는 “신곡 뮤직비디오까지 찍어 놓은 뒤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나왔다. 이 영화가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밝은 것을 했을 때의 아이코닉한 모습을 참고하신 것 같다. 형형색색의 옷, 춤, 홀수의 인원이 주는 안정감 등이 나중에 다시 보니 보이더라”며 “다만 저희는 (등장 인물들과 달리) 전세기를 타고 이동하지 않는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새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키는 다음 달 26∼28일 서울 올림픽공원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 10월4일 타이베이 뮤직 센터, 11월29∼30일 일본 도쿄 국립 요요기 경기장 제1체육관에서 솔로 콘서트 투어를 연다. 또 데뷔 18년 만에 첫 솔로 미주 투어도 앞두고 있다.
“예전에는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직접 찾아갔는데 어느 순간 K팝을 전 세계에서 들어주시는 모습을 보면 너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편견 없이 음악을 들어주는 시대가 온 것 같아서 정말 기쁘고 반갑죠. 저도 제 연차에 아직 새롭게 할 수 있는 무엇인가 있다는 점에 들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