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6·27 가계 부채 관리 방안 시행과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이 이뤄지면서 올해 3분기 국내은행들의 가계에 대한 대출 태도 강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내 대출상담 창구 모습. 2025.07.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국내 5대 은행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총량 규제와 리스크 관리에 나선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초고신용자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 6월 중 신규취급한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는 944.2점으로 관련 통계가 공시된 지난 2023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해당 은행 대출 차주들의 평균 신용 점수를 단순 평균한 수치다.
지난 2023년까지만 하더라도 평균 신용점수는 920점대 수준이었지만 불과 2년새 20점 가량 뛴 것이다. 주담대의 평균 신용점수는 945.4점, 신용대출은 941.1점으로 지난 2023년 6월 대비 각 24.9점, 13.6점 상승했다. 이젠 신용점수가 940점 정도 돼야 안정적으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신용대출 중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경우 평균 신용점수가 962.3점까지 상승해 가계대출 유형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가계대출 옥죄기에 돌입한 은행들이 초고신용자를 위주로 대출을 내주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6·27 대출 규제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할 것을 주문하면서 은행들의 대출 심사는 한층 깐깐해졌다.
은행권에서 밀려난 고신용자 등 대출자들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인 ‘SBI퍼스트대출’ 차주들의 신용점수 900점 초과 비중은 약 23%로 전월(19%)보다 4%p 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저신용자들은 아예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민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신용자 약 2만9000명~6만1000명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 강화로 중저신용자들이 대출 절벽으로 내몰릴 수 있다”며 “취약차주들을 위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