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10m 공기소총 한국 신기록을 보유한 김우림 선수 (사진=김우림 선수 제공) 2025.11.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청각장애가 사격에 쉽게 집중할 수 있는 종목으로 받아들였죠. 장애를 장점으로 바꿔내서 열심히 해왔습니다.”
지난 4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김우림(27)씨는 청각장애 사격선수다. 선천성 청각장애를 가진 김우림 선수가 처음 사격을 접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10년이었다. 당시 친누나가 사격을 하는 모습을 부모님과 구경하러 갔다가 사격 입문 추천을 받아 시작하게 됐다.
어린 나이에 사격에 빠지게 된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김 선수는 “사격이 요구하는 것이 신체가 아닌 정신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적이고 좋은 점수를 내려면 인내하고 침착하는 정신력이 제일 중요하다”며 “그래서 정신이 단련될수록 실력이 증진되는 있는 모습이 확실히 느껴지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사격선수로의 길은 쉽지 만은 않았다. 당시 살던 광주에는 장애인 선수를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전남 담양을 오가며 연습을 해야 했다. 그는 “중학생 시절이 가장 힘들었다. 긴 통학에 사격 기본기를 쌓으려 해도 잘 안됐고 사격 자체가 매우 버겁게 다가오던 시절”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비장애인이고 나 혼자 장애인이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안 돼 어려웠다”고 했다.
그럼에도 사격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김 선수는 기본기를 다지고 고비를 넘기자 일취월장했다.
2023년 제4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2024년 제4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획득한 김 선수는 지난 5월 대구광역시장배 전국사격대회 10m 공기소총 남자 일반부 본선에서 635.2점을 쏴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비장애인과 함께 겨루는 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여러 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한 김 선수는 2026 사격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김 선수는 한국 신기록을 달성했던 경기에 대해 “정신력과 집중력, 모든 것을 쏟아 넣어 최선을 다했던 경기여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오는 15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청각장애 올림픽인 데플림픽에 출전한다. 데플림픽 메달 2개 획득, 아시안게임 등 2026년 국제대회 입상을 목표로 하루 6시간 이상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정점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보여주는 손흥민, 페이커(이상혁)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김 선수는 장애인 선수로서의 포부도 밝혔다.
그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몸소 보여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장애 국가대표, 비장애 국가대표를 모두 따낸 나와 같은 사람들이 넘치고 넘친다. 장애와 비장애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장애인들에게 “청각장애가 사격을 할 때 쉽게 집중할 수 있는 요소로 받아들였고 장점으로 바꿔내서 열심히 해왔다”며 “장애가 꼭 인생의 힘든 요소가 되는 건 아니다. 장애가 장점으로 바꿔지는 걸 찾고 자신을 단련하면 성공한 사람이 돼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