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3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서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다.한미 무역협상 타결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정부는 쌀과 소고기는 추가 개방하지 않는 걸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2025.07.3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산 사과와 배 등 과채류 국내 수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들 품목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시장이 개방됐지만 병해충 유입 등 수입위생조건으로 인해 국내 수입이 지지부진했는데 진입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미국산 사과나 배 등 과채류 수입 승인 절차를 전담하는 ‘데스크’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설치한다는 계획인데 데스크가 설치되면 미국 측 수입 요청 품목에 대한 검역 절차가 빨라져 국내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 우세하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보고하며 농산물 개방 여부 등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당시 김 장관은 ‘농산물 추가개방은 없다. 농산물 시장개방은 이번 한미간 관세 협상 합의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미국산 과채류 검역 데스크 설치에 대해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생각하는 의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산 사과가 우리나라 수입 제한 품목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사과는 한미 FTA 당시 개방이 됐지만 검역 절차에 따라 수입이 안됐다”며 우리나라 검역 조건을 충족하면 수입 제한할 방법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이 같은 발언을 근거로 유추할 때 한미간 관세 협상에서 쌀, 소고기 등 추가적인 농산물 개방은 막았지만 기존에 수입하기로 했던 미국산 과채류의 경우 검역 절차를 만족하면 수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암묵적 합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관세협상 후속조치 중 하나로 미국산 과채류 수입 절차를 전담하는 데스크를 설치하는 것도 미국산 과채류 수입을 가속화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사과의 경우 8단계의 수입 위험 분석 절차 중 2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국내 수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미국산 과채류 검역을 전담하는 데스크가 설치되면 수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주무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데스크를 설치하는 것”이라며 “검역 절차를 간소화하는 건 불가능하고 시간을 인위적으로 앞당기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열린 미국산 사과 수입반대 국민대회에서 사과 재배 농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7.31. [email protected]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국 내에서도 중저가 제품으로 유통되고 있어 수입물류비와 유통비용을 고려하더라도 국내산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은 갈라(Gala)와 레드·골든 딜리셔스(Red·Golden Delicious) 품종 개방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본다.
이와함께 검역 문제로 인해 30년 동안 수입이 막혔던 사과의 빗장이 풀리면 FTA에 따라 개방하기로 했지만 검역 절차에 따라 국내 수입이 불가능했던 농산물 수입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과일 중에선 3단계 검역 단계를 밟고 있는 배를 비롯해 자두와 석류 등이 수입 품목에 이름을 올린다. 배의 경우 과수화상병과 관련된 위험 때문에 사실상 수입 불가 품목으로 취급되고 있는 중이다.
감자(6단계), 아기당근(4단계), 자두(1단계), 석류(1단계), 살구(1단계), 감귤류인 탄젤로(1단계) 등 검역 절차를 밟고 있는 제품들도 검역 속도가 빨라질 경우 수입 시점이 몇 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정부는 최근 한국이 역사적인 시장 접근을 허용했다고 발언을 했다”며 “이것은 ‘추가적인 농산물 시장에 대한 개방은 없다’는 대통령실의 발표와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한 마디로 정리하면 한미간 관세협상에서 부대조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농산물의 추가 개방이 없다. 절차를 간소화한 적 없다고 단언해놓고 나중에 수입됐을 대 그 혼란을 정부가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는가”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미국산 과채류 수입에 대해) 앞으로 어떤 농산물이 추가적으로 수입될 수 있다 이거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대책을 얘기해줘야한다”며 “정부가 명확히 입장을 정리해서 국민들에게 정보를 줘야한다”고 덧붙였다.[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전국에서 온 사과 재배 농민들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미국산 사과 수입 반대를 외치고 있다. 2025.07.31.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