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월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2025.05.31.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압박하자 인도 정부가 거부하고 나선 가운데 인도 최대 정유사가 미국 등 북미·중동산 원유 수입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 시간)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국영 정유사 인도석유공사(IOC)는 최근 미국·캐나다·중동에서 입찰을 통해 9월 인도분 원유 총 700만 배럴을 사들였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번에 IOC가 확보한 물량은 미국산 원유 450만 배럴, 서부캐나다원유(WCS) 50만 배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산 다스 원유 200만 배럴이다.
소식통 2명은 이 같은 대규모 구매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인도는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으로, 우크라이나전이 발발한 이후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대폭 늘려 중국에 이은 2대 수입국이 됐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원유 수입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인도 정부는 러시아산 원유 구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갈등이 불거졌다.
그러나 인도 국영 정유사들은 이미 위험을 인지한 듯 인도의 국영 정유사인 IOC, 바라트석유공사(BPCL), 힌두스탄석유공사(HPCL)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인도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인도는 막대한 양의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고 있으며, 그중 상당량을 공개 시장에서 판매해 큰 이익을 얻고 있다”고 비판한 뒤 “인도에 대한 관세를 상당히(substantially)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인도를 표적으로 삼는 것은 정당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