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10.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500억 달러(약 501조원) 대미 투자와 관련해 “한미 양국이 통화스와프보다는 투자 구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는 전날(22일) 공개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등 미국 당국자들도 대규모 선(先)투자 방식이 한국 외환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 부총리는 “베센트 장관은 한국 외환시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訪韓)하기에 앞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갖고 통상 의제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 부총리는 “한국은 이번 투자 패키지의 균형 잡힌 구성, 즉 직접투자·대출·보증이 혼합된 형태의 설계를 우선시하고 있다”며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 구성비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스와프의 필요성과 규모는 전적으로 투자 구조에 달려 있다”며 “필요 없을 수도 있고, 소규모로 추진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구 부총리의 발언은 통화스와프 자체가 협상의 걸림돌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우리나라가 이 사안을 협상 카드로 제기함으로써 일정 부분 협상력을 확보했다는 해석이다.
[세종=뉴시스] 사진은 지난 22일 유튜브에 공개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 모습. (사진=블룸버그TV 유튜브 캡처) 2025.10.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앞서 한미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 정상간 큰 틀의 합의를 이뤄냈지만, 투자 방식과 수익 배분을 두고는 이견을 이어나가고 있다. 후속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가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 자동차 업체들은 일본 경쟁사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일본은 새 협정 아래 15% 관세를 적용 받게 돼 상대적 이점이 생긴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자동차 관세가 ‘0%’였으나, 이번 조정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
이와 관련해 구 부총리는 “한국은 이 같은 불리함을 트럼프 대통령과 미 정부 관계자들에게 여러 차례 제기했지만, 미국 측은 그다지 수용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협상단이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약속의 외환시장 영향에 대한 우려는 원화 약세 흐름 속에서 제기되고 있다. 원화는 지난 4월 달러당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일시 반등했지만,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달러당 1,432.55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또 구 부총리는 최근 환율 불안과 관련해 “최근 원화 약세는 상당 부분 한미 투자 협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관세 문제가 해결되면 불확실성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재무부 관계자들은 원화 약세를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의도적 조치로 보지 않고, 한국의 어려운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구 부총리는 “정부는 원화의 24시간 거래체계를 조속히 도입해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며 “이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핵심 선결 요건”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5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계기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10.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