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암호화폐 범죄 대응 강화를 위해 새로운 글로벌 협력체계를 출범시켰다. ‘비컨(Beacon) 네트워크’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거래소, 블록체인 기업, 정부 규제당국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암호화폐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구축됐다. 바이낸스는 이번 협력체의 창립 멤버로서 주도적 역할에 나선다.
리처드 텅(Richard Teng) 바이낸스 CEO는 8월 20일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하며, “불법 자금이 블록체인 밖으로 빠져나가기 전에 이를 식별하고 저지하는 데 비컨 네트워크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죄 수익의 자금세탁이나 현금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비컨 네트워크는 블록체인 분석 기업 TRM 랩스와 협업으로 개발됐다. 이 시스템은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즉각적으로 참여자 간 정보를 교환하고, 필요한 경우 거래를 동결해 해커의 자산 이탈을 원천 봉쇄한다. 이를 통해 감지된 불법 이동 자금은 실시간으로 추적되고, 블록체인 생태계 내에서 고립된다.
그간 각국 정부의 규제 압박을 받아왔던 바이낸스가 이번에 보안 및 규제 순응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한 점도 주목된다. 거래소가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업계 안전망 구축에 동참하고 있다는 시그널로도 볼 수 있다. 리처드 텅은 “암호화폐 업계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보다 완성도 높은 보안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컨 네트워크 출범은 바이낸스의 영향력 확대뿐 아니라, 업계 전반의 신뢰 회복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TRM 랩스는 앞서 바이비트 해킹과 관련된 900만 달러(약 125억 원)의 자금 동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당시 트론(TRX), 테더(USDT)와 협력해 신속히 대응해 범죄 자금을 회수한 사례다.
시장 참여자들도 적극 동참 의사를 밝혔다. 각 거래소 및 블록체인 기업들이 비컨 네트워크를 통해 수상한 활동을 보고하고 공동 대응함으로써, 기존보다 훨씬 빠르고 유기적인 위협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암호화폐의 익명성과 글로벌성이라는 복잡한 변수 속에서 공동 방어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바이낸스는 업계 보안 리더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제도권과의 협업 가능성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창립 8주년을 맞은 거래소는 이제 단순한 거래 채널이 아닌, 종합적인 디지털 금융 인프라 제공자로서의 진화된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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