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이 결제 전문 기업 시프트4(Shift4)와 협력해, 우주 관광 티켓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주요 암호화폐뿐 아니라 테더(USDT), USD코인(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공식 지원한다.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New Shepard)’ 우주선 탑승권은 메타마스크(MetaMask)나 코인베이스(Coinbase) 지갑 등에서 직접 결제할 수 있으며, 암호화폐를 활용한 최초의 우주 여행 상업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블루 오리진은 지금까지 75명 이상의 민간인을 고도 100km 카르만 라인 너머까지 실어 나른 바 있으며, 이번 암호화폐 결제 도입은 탈중앙화 금융(DeFi)의 지평을 우주로 넓히는 계기로 평가된다. 시프트4의 테일러 라우버(Taylor Lauber) CEO는 “전자상거래의 한계를 지구 밖으로 확장하는 비전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암호화폐 책임자인 알렉스 윌슨(Alex Wilson) 역시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은 고급 소비재 결제 수단으로 점차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FT 영역에서도 우주와의 접점이 늘고 있다. 2022년 NFT 프로젝트 아주키(Azuki)는 대표 캐릭터 ‘보부 더 빈 파머(Bobu the Bean Farmer)’를 스페이스X(SpaceX)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임무에 탑재해 우주로 보냈다는 화제를 모았다. 이는 디지털 자산이 물리적 공간을 넘나드는 컬렉션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술적 활용 또한 확대되고 있다. 2020년 스페이스체인(SpaceChain)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멀티시그 방식의 비트코인 거래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지구 밖에서도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후속 프로젝트로 스페이스코인XYZ는 2024년 12월 첫 위성을 발사해, 궤도 기반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축에 착수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미래의 탈중앙화 경제 시스템을 우주 공간에 기반하는 계층형 네트워크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구 대기권을 활용한 블록체인 접속 실험도 주목된다. 통신 업체 월드 모바일(World Mobile)은 인도네시아의 프로텔린도(Protelindo)와 협력해 수소 기반 드론을 운용, 고도 6만 피트 상공에서 5G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네트워크는 월드 모바일의 탈중앙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DePIN)와 연동되며, 1만 5,000㎢에 걸친 커버리지를 경제적인 비용으로 제공, 위성보다 빠른 6ms의 지연 속도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블루 오리진과 블록체인의 관계는 이미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 8월, 트론(TRX) 창립자인 쟈스틴 선(Justin Sun)은 블루 오리진의 ‘NS-34’ 임무에 탑승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21년 경매에서 이 우주 비행권을 2,800만 달러(약 389억 2,000만 원)에 낙찰받았으며, 다른 다섯 명과 함께 서브오비탈(SO) 비행에 참여했다. 해당 경매 수익은 STEAM(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 분야에 관심을 가진 어린이 육성을 위해 19개 기관에 기부됐다.
비행 후 쟈스틴 선은 “지구는 너무 작고 소중한 곳”이라며 “우리는 이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소회를 남겼다. 현실과 기술, 탈중앙화 네트워크가 우주 저편에서 교차하고 있다. 이제 블록체인은 단순한 금융도구에서 행성 너머로 확장되는 문명 기술의 하나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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