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명의의 가짜 문서 및 가짜 매도 보증서. 금융감독원 제공#30대 A씨는 두 달 전 자신이 과거에 가입했던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 가입비를 환불해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는 증권회사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 B씨다. B씨는 정부 기관 명의의 문서(가짜)를 보여주고 가입비는 코인으로 환불한다며 가상자산 지갑사이트(가짜) 가입을 권유했다. 지갑사이트에 가입한 A씨는 화면상 지갑에 실제 코인이 입고된 것처럼 보여져 더욱 B씨를 믿게 됐다. 이후 B씨는 선지급된 코인 수량이 과다 지급됐다며 코인 대금 입금을 요구하면서 지급된 수량은 단기간에 수 배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매수자를 찾아준다는 말에 속아 총 1억 2400만 원을 송금했지만,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없었다. 차일피일 출금을 미루던 B씨가 연락을 끊고 잠적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10일 A씨 사례와 같은 ‘투자 손실 보상’이나 ‘코인 무료 지급’ 등을 미끼로 자금을 편취하는 투자사기에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고 밝혔다.과거 금융투자 손실이나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가상자산으로 보상해 준다며 접근하는 사기가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전화나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접근해 투자 손실이나 정보 유출 피해를 보상해 주겠다며 투자자들을 현혹한다.최근에는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나 주식 리딩방 가입자에게 회원 가입비 환불을 미끼로 한 접근 사례도 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가상자산 투자사기 제보는 지난 1월 66건에서 지난 6월 105건으로 50.1% 늘었다.이들은 A씨 사례와 같이 보상금으로 고수익이 보장되는 가짜 코인을 지급한다고 속인 뒤 예정보다 과다 지급됐다며 코인 대금 입금을 강요하거나 추가 대출을 받아 거액의 투자금을 유도하는 게 특징이다.금감원은 “피해자들은 과거 투자 손실 금액이 실제로 보전됐다고 믿게 되면서 사기범들을 더욱 신뢰하게 되므로 이들의 비상식적인 제안도 따르게 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투자 손실을 보상해 드립니다’, ‘정부 기관의 손실 보상 권고를 받고 연락드렸습니다’, ‘보상금은 코인으로 선지급됩니다’ 등은 사기범들의 단골 멘트”라며 “이러한 말들로 현혹할 경우 반드시 가상자산 투자사기를 의심해달라”고 당부했다.금감원은 정부 기관이 특정 업체에 과거 투자 손실 보상이나 가입비 환불을 이행하라는 내용의 문서를 보내지 않기 때문에 외관상 그럴듯한 문서라도 반드시 해당 기관에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