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그룹 '이븐'.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8.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2년 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탈락의 고배를 들었던 연습생들이 지금의 ‘이븐'(EVNNE)이 될 거라 상상한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이븐의 시작은 기적에 가까웠고 모두가 이들의 성장을 지켜봤다. 관심과 기대가 때로는 부담으로 이어질 법하지만 이븐은 꾸준히 무대를 향해 달려갔다. ‘밤하늘에 새로 떠오르는 별’이라는 팀명처럼 한국에서 아시아로, 그리고 유럽과 북미를 향해 새로운 걸음을 내디딜 차례다.
4일 발매되는 다섯 번째 미니 앨범 ‘러브 어넥도트'(LOVE ANECDOTE(S))는 이븐이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전작에서 사랑을 향한 여정을 서정적으로 그려냈다면, 이번 음반에선 상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자신감을 표현했다. 신보 발매를 앞두고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이븐은 “그동안 강렬한 에너지를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앨범에는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6곡이 수록됐다. 펑키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타이틀곡 ‘하우 캔 아이 두'(How Can I Do)를 비롯해 하드코어 힙합과 Y2K 전자음악을 재해석한 ‘더티 밥'(‘dirtybop), 올드 스쿨 펑키에 현대적인 사운드를 입힌 ‘풋 잇 온 미'(PUT IT ON ME) 등 곡마다 뚜렷한 개성이 드러난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 참여해 음악적 역량을 발휘했다.
타이틀곡 ‘하우 캔 아이 두’는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플러팅을 소재로 했다. 귓가에 맴도는 중독적인 멜로디와 재치 있는 가사로 사랑에 빠진 나의 마음을 대담하게 표현했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멤버들이 굉장히 좋아했고, 저희가 잘할 수 있는 장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앨범에 자신이 있는 것 같습니다. 플러팅이라는 부분에 중심을 두고 살려보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문정현)
‘하우 캔 아이 두’는 이븐의 데뷔곡 후보 중 하나였다. 녹음까지 마쳤지만, 당시 콘셉트와 맞지 않아 트랙리스트에서 제외됐다. 유승언은 “데뷔 2년이 되어가는 만큼 이 곡이 저희에게 조금 더 잘 묻게 됐고, 예전과는 다른 성숙한 느낌을 한 스푼 가미했다”며 “만족스럽게 녹음을 잘 마무리한 것 같다.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는 것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데뷔 초반에 이 곡을 녹음했을 때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때 녹음했던 걸 다시 들어보니 곡을 소화해 내는 능력이 부족했었어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재녹음을 해보니까 우리가 이 곡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구나 싶더라고요. 활동과 투어를 하다보니 확실히 곡을 소화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많이 늘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지윤서)
[서울=뉴시스] 그룹 '이븐'.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8.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앨범에서 이븐은 탄탄한 팀워크를 발휘했다. 무대, 공연, 투어 등 K팝 그룹으로 살면서 직면한 화두는 일곱 멤버의 열정과 맞물리면서 금세 시너지를 냈다. 모두가 성실하게 임한 시간은 분명한 보상이 되어 돌아왔고, 그 믿음으로 멤버들은 커리어하이를 경험했다. 특히 작사, 작곡 능력이 뛰어난 리더 케이타는 멤버들의 음악적 성장에 큰 몫을 했다. 멤버들은 이런 케이타를 ‘온 우주를 통틀어도 없을 리더’라고 꼽는다.
“어떻게 보면 케이타 형은 아이돌로서 빼놓을 수 없는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해요. 형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에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맏형으로서 동생들을 이끌어 가는 모습 또한 인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언어적인 부분에서도 형이 일본어를 종종 알려주는데 그런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온 우주를 통틀어도 케이타 형 같은 리더는 없는 것 같아요.” (웃음)
멤버들의 칭찬에 케이타는 “데뷔 초반에 멤버들이 스케줄이든 무대든 저한테 질문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멤버들의 실력이 많이 늘고, 질문들이 점점 없어져서 조금 섭섭하지만, 곡 작업이나 콘서트에서 멤버들이 할 수 있는 스펙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멤버들이 그런 걸 만들어내는 게 더욱 재미있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관심사를 물어보자 멤버들은 “‘보이즈 2 플래닛’을 보느냐”고 되물었다. 2년 전 시즌 1에서 탈락한 이들을 프로젝트 그룹으로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라서일까. 멤버들은 “매회 챙겨보고 있다”며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다들 무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빨리 무대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엔브(팬덤명) 분들이 기가 살 수 있게끔 이번 컴백을 잘 준비해서 나가야겠다고 싶더라고요.” (지윤서)
유승언은 “유심히 봤다”며 말문을 열었다. “너무 열심히 하셔서 저희도 초심을 되찾을 수 있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K팝을 이끌어가는 인재들로서 K팝의 미래가 밝구나 생각했습니다. 같이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K팝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로서 든든함과 뿌듯함을 느꼈어요. 견제하는 건 아닙니다.(웃음)”
[서울=뉴시스] 그룹 '이븐'.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8.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혹시 ‘보이즈 2 플래닛’을 보면서 프로젝트 그룹으로서 느끼는 조바심은 없을까. 질문을 던지자 멤버들은 “개의치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저희가 프로젝트 그룹이라고 해서 조바심을 갖고 활동에 임하기 보다 매순간 어떻게 하면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에 조금 더 고민하는 것 같아요. 끝을 생각하기 보다 항상 현재를 생각하며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지윤서)
이븐은 새 앨범과 함께 북미·유럽 투어에 나선다. 오는 10월 1일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런던, 파리 등에서 팬들과 만난다. “작년에 방문한 지역들도 포함됐지만 새로운 지역들도 많아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새로 보여드릴 생각에 굉장히 재미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문정현), “제가 가장 기대되는 건 역시 팬들의 호응입니다. 저희 노래를 같이 불러주시고, 춤을 같이 쳐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아서 호응을 다시 보고 싶어요.” (이정현)
이븐의 표현대로 믿기지 않은 2년을 뒤로하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어떠할까. 이들의 데뷔곡 ‘트러블'(TROUBL)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Black out 된다고 해도 난 해내 곧잘, 우린 그냥 멋대로 해도 All the way a way a way up” 이븐에게 다음 여정을 생각해 봤는지 물었다. “2년 전 보다 저희는 많은 성장을 이뤘어요. 스스로를 인정해야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초심을 항상 가지되 항상 도전하는 자세로 높이 올라가도록 하겠습니다.” (유승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