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7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방송3법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의원석이 비어있다. 2025.08.04. [email protected][서울=뉴시스]정금민 한은진 한재혁 기자 = 국민의힘이 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소수 의원 외에 대부분 퇴장했다. 필리버스터로 여야 대치가 격화하면서 정국이 급랭할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부의된 쟁점 법안인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상법개정안 중 방송법 개정안을 가장 먼저 상정했다.
당초 노란봉투법이 우선 상정될 것으로 거론됐지만, 우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 과정에서 법안 상정 순서를 합의했다. 방송법을 우선 상정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에서는 “정청래 대표의 언론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신동욱 의원을 필두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지난해 7월 초 채상병 특검법 처리 등을 계기로 시작된 필리버스터 대치 이후 약 1년 만이다. 신 의원의 필리버스터는 오후 4시 1분께부터 약 7시간 30분 진행됐다.
방송법은 현행 11명인 KBS 이사 수를 15명으로, 9명인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EBS 이사 수를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한 것이 핵심이다. 또 지상파와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사업자가 방송편성 책임자를 선임하고 5명으로 구성된 편성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신 의원은 “언론을 도대체 무엇으로 보고 이렇게 허접하기 짝이 없는 법안을 갖고 언론을 수중에 넣으려고 하는가”라며 “언론 개혁, 방송 개혁이라고 하지 말고 민주당 방송 만들기 프로젝트, 민주노총 방송 만들기 프로젝트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을 규정하는 세 가지 키워드가 반미, 포퓰리즘, 반기업”이라며 “미국과 관세 협상을 잘했다는 말이 나오느냐”라고 했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제와 관계없는 말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여야는 “의사 진행 방해하지 말아라”, “윤석열 전 대통령보다 잘했다”라는 고성을 쏟아내며 충돌했다.
신 의원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 간 설전도 벌어졌다. 신 의원이 “개혁이라고 말씀하지 말라”고 하자, 김 의원은 방청석에서 “할 겁니다”라고 큰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 의원은 오후 11시 33분께 찬성 토론을 진행하면서 “국민들도 아시다시피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에 정치 권력이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보도를 통제했다. 방송3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목표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면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의 반대 토론, 노종면 민주당 의원의 찬성 토론이 번갈아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5일 오후 방송법에 대한 토론 종결 후 방송법 표결 처리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다음 상정 법안인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에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5일 자정 7월 임시회 종료와 함께 필리버스터가 종결된다.
이 경우 방문진법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노란봉투법, 상법개정안 등의 쟁점 법안 처리는 8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여야의 필리버스터 대치 정국이 8월 임시국회로까지 이어지는 등 당분간 정국이 급랭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