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한 방문객이 종목시세 전광판을 보고 있는 모습. 2023.09.21.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4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하락하며 마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08.90포인트(1.25%) 내린 4만290.70에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지수는 장 초반 680포인트 하락으로 시작해 한때 낙폭이 900포인트를 넘기도 했다. 장중 기준으로는 약 2주 만에 심리적 지지선인 4만선을 하회했다.
하락 배경에는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전달보다 7만3000개 늘어 시장 예상치(10만개)에 못 미쳤고, 실업률은 4.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5~6월 고용 증가폭이 각각 12만5000개, 13만3000개씩 대폭 하향 조정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닛케이는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8월 5일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대폭인 4451포인트 급락했던 ‘블랙먼데이’의 기억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당시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동결 후 고용통계 부진이 전해지며 주가 급락을 불렀다.
다만 올해는 급격한 ‘쇼크’는 피했다. 미즈호증권의 고바야시 슌스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자 수 하향 조정은 일시적인 통계 수집 문제로 신뢰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와 7월 소매판매 등 다른 지표는 미국 소비의 견조함을 보여주고 있다.
픽테재팬의 다나카 준페이 전략가도 “올해는 경기 후퇴 위험이 지난해만큼 크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연준의 입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한편, 지난해 급격한 엔고를 불러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이 올해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은 증시에 안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일본 기업에 대한 관세 영향은 점차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오니시 고헤이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수석 연구원은 “미국 관세에 따른 실적 악화가 가시화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의 주당순이익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해외 투자자 유입으로 높아진 주가수익비율(PER)은 조정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닛케이지수는 여름철 3만60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본의 장기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보험 등 금융주가 약세를 보였고,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전주 150엔대에서 147엔대로 오르며 엔고·달러 약세 흐름이 강화됐다.
이에 따라 수출 관련주의 매도도 가속화됐다.
다만 장 후반에는 낙폭이 일부 축소됐다. 4만선 이하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고, 실적이 호조인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가 유입됐다.
한편 JPX 닛케이 인덱스400은 전장보다 291.13포인트(1.09%) 하락한 2만6303.26에, 토픽스(TOPIX) 지수는 32.45포인트(1.10%) 내린 2916.20에 각각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