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승원 장애인인권대학생청년네트워크 이사장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2025.10.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표가 되지 않아서 그런건지, 장애청년들에게는 관심이 많이 없어요. 장애청년들이 일상에서 좀 더 투쟁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제가 함께할 부분이 있다면 연대하고 싶어요.”
지난 21일 서울 이룸센터에서 만난 시각장애인인 정승원(26) 장애인인권대학생청년네트워크 이사장은 장애인 중에서도 청년들의 접근성과 교육권을 강조했다.
초중고 통합학교를 다닌 정 이사장은 학창 시절이 매년, 매학기 증명의 시간이었다.
그는 “매년 선생님과 반이 바뀔 때마다 계속 나를 설명해야 했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넘어갈 때도 부모님이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말씀을 드려야 했다”며 “학교에서는 장애인을 위해 시험 시간을 연장하는 걸 잘 안해주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를 증명해 내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다”고 말했다.
대학에 진학한 정 이사장은 학교에서 장애인권위원회 활동을 하며 장애학생 교육권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당시에 장애인권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대학교에서 너무 놀기만 한 것 같아 내 역할을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 사회적으로 경직된 코로나19 시기는 장애학생들에게 또다른 어려움을 안겨줬다. 수업 등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생활에서 음성 정보와 자막 등 접근성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관련 문제를 각 대학별로 모았는데 똑같은 문제가 학교마다 매년, 매학기 반복됐다”며 “우리가 연합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각 대표를 설득해 장애인인권대학생청년네트워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접근성이 점차 발전하고 있지만, 고등교육 단계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한다.
가령 기숙사를 들어갈 때 활동지원사가 필요한데 보호자가 같이 입소할 수 없거나, 도우미를 구할 수 없는 문제, 학교 공지에 장애인이 인식할 수 있는 안내 부족 등이 있다.
정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수업을 들을 수 없으면 들을 수 있게 지원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수업으로 대체하도록 한다. 장애인전형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며 “전공 다양성에 한계가 있다보니 장애인의 진로도 한정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학교에 입학하더라도 장애학생지원센터 인력이 부족하고 장애에 대한 인식도 낮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사회적으로 장애청년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그는 “장애노인에 대한 관심은 많은데 장애청년에게는 관심이 많이 없는 것 같다”며 “장애인도 누군가에게 평가 받지 말고 스스로의 역량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일상과 정치에서 투쟁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함께할 부분이 있다면 연대하고 싶다”고 했다.
또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을 어렵게 보거나, 일상을 공유하지 못할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장애인도 친구, 연인, 가족이 될 수 있다. 일반시민으로서 함께 대화하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