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에 참석,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기재부 제공) 2025.10.21.
[영종도=뉴시스] 안호균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APEC)가 한국에서 열린 재무장관회의에서 향후 5년간 경제 협력 방향을 담은 로드맵인 ‘인천 플랜(Incheon Plan)’을 채택했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PEC 21개 회원국은 이날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재무장관회의에서 세계·역내 경제전망, 디지털 금융, 재정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5년간 로드맵인 인천 플랜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인천플랜은 APEC 재무장관회의에서 두 번째로 수립된 로드맵으로, 2015년 필리핀 세부 재무장관회의에서 수립된 ‘세부(Cebu)액션플랜’ 로드맵이 올해 종료됨에 따라 향후 5년간(2026~2030)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할 주요 주제(혁신·금융·재정정책·모두를 위한 접근성과 기회)와 하위 의제들을 정한 것이다.
인천 플랜은 그간 재무장관회의에서 산발적으로 다뤄오던 금융 포용 논의를 확장해 ‘모두를 위한 접근성과 기회’를 단독 주제로 둔 것이 특징이다. 하위 의제로는 ▲기업 금융 접근성 제고 ▲금융 서비스의 보편적 접근성 확대 ▲경제적 기회 확대가 포함됐다.
이 밖에도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채택 및 확산 촉진 ▲혁신과 소비자 보호의 균형을 이루는 정책 촉진 ▲신흥 산업 분야에 대한 자본 투자 환경 조성 ▲금융시스템 효율성 제고와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혁신적 금융을 통한 인프라 격차 해소 ▲재난위험 금융 및 보험을 통한 회복력 구축 ▲재정 프레임워크 강화 ▲지출 및 조세의 질적 제고 ▲재정 투명성 제고 등이 인천 플랜의 하위 의제로 선정됐다.
내년 주최국인 중국을 포함해 앞으로 5년간 APEC 의장을 맡게 될 회원은 ‘인천 플랜’이 제시한 의제 중 해당 연도의 우선순위를 자유롭게 선정해 논의하게 된다.
[인천=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2025 APEC 재무장관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10.21. [email protected]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는 재무장관회의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핵심의제로 제시하며 AI 인프라, 인재 개발, 민간 협력, AI 생태계 지원과 이를 위한 공조 필요성을 합의문에 담는 성과를 도출했다.
APEC 회원국들은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에너지, 디지털 연결성, 데이터 시스템을 포함한 AI 인프라가 모든 이에게 안전하고, 신뢰 가능하며, 접근 가능한 형태로 구축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각 회원의 재무부가 AI 생태계를 지원하고 시장에 적절한 인센티브를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는 세제 혜택 제공, AI 관련 산업 육성, 민간 부문과의 협력, AI 인프라 및 인재 개발에 대한 투자 지원 등을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APEC 논의를 주도하면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을 회원들과 공유했다.
기재부는 “우리나라는 연구개발(R&D) 확대 등 혁신 생태계 조성, 소상공인 금융 지원, 자본시장 선진화,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의 역할 등 한국의 정책방향이 향후 APEC 경제분야 논의와 높은 정합성을 가질 수 있도록 협의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인천=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2025 APEC 재무장관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10.21. [email protected]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정책 불확실성, 인구·기후 이슈 등 역내 여러 도전 요인에도 불구하고, 연대와 통합이라는 APEC의 기본 정신을 다시 한번 강조하자는 메시지로 회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구윤철 부총리는 “APEC은 출범 초기부터 공동 성장을 촉진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해 왔다”며 “수많은 분열과 갈등의 순간 속에서 APEC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통합의 의지를 바탕으로 협력의 길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우리가 공동의 도전에 맞서 연결되고 협력할 때 아태지역은 회복력 있는 번영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주요국 통상정책, AI 기술패권 경쟁 등 글로벌 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화와 상호 존중을 통해 정책 공조와 역내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논의의 장으로서 APEC의 역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이번 회의의 의미를 부여했다.
또 “재무장관회의에서 산발적으로 다뤄오던 금융 포용 논의를 확장해 ‘모두를 위한 접근성과 기회’를 인천 플랜의 단독 주제로 두기로 합의했다”면서 “향후 APEC 경제분야 논의가 성장에만 집중되지 않고, 공정하고 포용적인 접근을 고려해 한층 풍부한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구 부총리는 이날 호주(짐 차머스), 뉴질랜드(니콜라 윌리스), 베트남(응우옌 반 탕), 홍콩(폴 찬) 등 주요국 재무장관과 양자 면담을 갖고 공급망 협력 강화, AI 혁신을 비롯한 구조개혁 방향, 우리기업 활동 지원 등 경제협력 방안, 글로벌 경제 동향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인천=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2025 APEC 재무장관회의 시작에 앞서 로봇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5.10.21. [email protected]
이번 회의 기간 동안 국내 AI 등 주요 기업·기관이 참여한 기업전시회도 열린다. 이번 전시는 APEC 재무장관회의의 주요 의제와 연계해 ▲디지털 전환·AI 혁신 ▲디지털 금융 및 금융포용 강화 ▲지속가능한 내일이라는 테마로 전시부스를 기획·조성했다.
이를 통해 AI 연산 반도체(정보통신산업진흥원), 고령층 돌봄형 AI 서비스 ‘AI 케어콜'(네이버), 데이터 기반 기업금융 지원사례(BASA·원비즈 플라자) 등 국내 혁신기술을 국제사회에 적극 홍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기재부는 회의 2일차인 22일에는 APEC 최초로 재무장관과 구조개혁장관들이 함께하는 합동 세션을 ‘혁신과 디지털화’를 주제로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 재무·구조장관들이 모이는 합동 오찬을 개최하고, 오후에는 구조개혁장관회의 본회의를 열어 구조개혁 역할과 향후 방향, 역내 연결성 강화를 위한 구조개혁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10.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