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획일적인 ‘성냥갑 아파트’ 시대가 저물고,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변형하는 ‘맞춤형 평면’이 아파트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재택근무 확산, 다채로운 취미 생활 등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에 맞춰, 건설사들이 마치 레고처럼 조립하고 해체할 수 있는 신개념 평면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며 주택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변형 벽체 넘어선 ‘모듈형 벽’의 등장기존의 아파트는 입주 시 한 번 벽을 선택하면 바꾸기 어려웠던 ‘가변형 벽체’를 제공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혁신은 이 한계를 뛰어넘는다.
선두 주자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주거 혁신 모델인 ‘넥스트홈(The Next Home)’을 통해 ‘자유로운 평면’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의 핵심은 모듈형 벽이다. 벽 자체가 구조물이 아닌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 형태로 설계되어, 거주자가 필요에 따라 방의 크기나 개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넓은 놀이 공간으로 사용하다가 성장 후에는 두 개의 침실로 분리하거나, 재택근무를 위해 넓은 서재로 합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모듈형 평면은 입주 후에도 시공에 대한 부담 없이 리모델링이 가능해, 주택을 단순한 자산이 아닌 ‘삶을 담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젊은 세대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AI가 제안하는 ‘나만을 위한 공간’단순히 벽을 움직이는 것을 넘어, IT 기술을 결합하여 개인화된 공간을 제안하는 방향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은 입주자의 생활 패턴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적의 평면 구성을 제안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예를 들어,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신은 주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주방과 다이닝 공간을 넓히고, 침실은 아늑하게 줄이는 것이 좋다”는 식의 AI 맞춤형 공간 컨설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벽 자체가 수납장이나 책장, 홈 오피스 데스크 등으로 변신하는 ‘가변형 수납 시스템’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 이는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1인 가구 및 소형 평형 아파트에서 특히 환영받는 트렌드다. 낮에는 깔끔한 벽이었다가 필요할 때만 책상이나 작업 공간이 나오는 형태로, 공간의 활용도를 극대화한다.
부동산 가치까지 높이는 ‘평면 혁신’이러한 혁신적인 평면 구조는 단순한 주거 만족도를 넘어 부동산 시장의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평면은 미래 잠재 구매층에게도 매력적으로 작용하여, 향후 매매 시에도 높은 경쟁력과 가격을 확보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제 건설사들은 ‘기술’과 ‘주거 문화’를 융합하여 입주자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맞춤형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더욱 세분화되고 개인화된 공간 옵션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