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직난’이 이어졌던 회계업계 채용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4대 회계법인(삼일PwC·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의 신입사원 규모는 약 800명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도 소속을 찾지 못한 미지정 회계사는 최소 400여 명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회계사 시험 최연소득점자는 삼일회계법인 입사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4’ 채용 마무리…입사 인원 약 800명
25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4대 회계법인의 신입사원 예비소집이 각각 진행됐다. 개별 회사의 입사 전형을 통과한 이들은 이날 계약서를 작성하며 최종 입사를 확정 짓는다.
4대 회계법인의 이번 채용 규모는 약 800명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은 인원을 뽑은 곳은 삼일로, 272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삼정이 10년 연속 최다 채용을 기록한 바 있지만, 올해는 244명을 뽑으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안진과 한영은 각각 130명, 150명을 선발했다.
다만, 중복 합격자 등 노쇼(No Show) 인원에 따라 추가 합격 등 인원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올해 빅4 채용은 지난해(847명)에 비하면 약 6% 줄었다. 법인별로는 안진(120명→130명)과 한영(120명→150명)은 채용 인원을 늘렸으나, 삼일(301명→272명)과 삼정(306명→244명)은 규모를 줄였다. 업계에선 회계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대한의 채용 인원을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치러진 제60회 공인회계사시험 최고득점자는 대학교 복학 등을 이유로 법인 채용에 응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공인회계사 시험 최고득점자가 어떤 회계법인을 택할지가 업계 관전 포인트인데, 올해는 확인하지 못하게 됐다.
최연소득점자는 업계 1위 삼일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구직난’…미지정 회계사 또 증가
회계업계 채용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직난’이 이어졌다.
올해 공인회계사 시험 최종 합격자는 1200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미지정 회계사 약 250명까지 더해 총 1450여 명이 구직 경쟁에 뛰어들었다. 회계사 시험 합격자는 회계법인 등 실무 기관에서 2년간 수습 기간을 거쳐야 정식 전문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비해 회계법인 입사 문턱은 높았다. 4대 회계법인 채용인원에 로컬 회계법인들의 채용까지 고려해도 전체 채용 규모가 900~1000명 수준으로, 최소 400명 이상이 소속을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지정 회계사 문제는 지난해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이 크게 확대됨과 동시에 회계업황 악화로 4대 법인 채용 문턱은 높아지면서 불거졌다. 올해도 회계법인 수급불균형이 이뤄지면서 여러 해 동안 소속을 찾지 못한 이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수험생들 중에서 재수생이 강하다는 말이 있듯이 미지정 회계사들 중에서 인턴이나 실습 등 업무 경험을 한 분들이 있어서 이번 채용에서 어필이 된 측면이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정확한 규모는 채용 과정이 완전히 마무리된 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와 금융당국도 자구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미지정 회계사 문제 해결을 위해 회계법인의 채용 인원 축소를 지적하고, 지난해 4대 회계법인 동계인턴을 확대 진행하도록 했다. 또 한공회가 진행하는 실무 수습 교육 대상도 확대한 바 있다. 한공회는 추후 미지정 회계사 규모가 파악되면 금융당국과 관련 프로그램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