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고위급 회기 일반토의에서 연설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은 5년만이며, 직접 총회장에서 연설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2025.09.24.[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의회가 마감시한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중단)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 일정을 일방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번영하는 미국을 계속 열어두기 위해 소수 급진 좌파 민주당이 (예산안)찬성표를 대가로 내세운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운 요구사항들을 검토한 결과, 그들의 의회 지도부와 어떤 회담도 생산적일 수 없다고 결론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예산안에 올해 말 만료되는 오바마케어 보조금을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는 “불법 체류자에게 무료 의료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기 위해 1조달러 신규 지출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국 정부를 폐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이번주 중 회동하기로 전날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후 야당 지도자들과 첫 대면 자리가 될 예정이었는데, 하루만에 합의를 번복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엑스(X)에 “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도망간다”고 적었고, 슈머 원내대표도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도망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하면서 예산안 만료 앞 벼량끝 대치는 이어질 예정이다.
미국은 다음해 연방정부 회계연도 예산이 그해 10월부터 적용된다. 예산편성권을 지닌 의회는 9월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하며, 합의가 늦어지면 연방정부 지출에 제동이 걸린다.
미 하원은 지난 19일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이 내놓은 7주짜리 임시예산안을 공화당 주도로 통과시켰으나, 같은 날 상원에서 불견됐다. 공화당은 상원에서도 다수당이지만, 예산안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얻기 위해선 민주당과 협력이 불가피하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발생하면 수십만명의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당장 급여를 받지 못한다. 식품 안전 검사나 국세청 업무 등 연방 서비스에도 당장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12월부터 한 달 넘게 셧다운이 발생했고, 약 80만명의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두번에 걸쳐 월급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