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 IMF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9.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라훌 아난드 국제통화기금(IMF) 한국 미션 단장은 24일 “한국의 성장 전략의 내용을 보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AI) 도입, 혁신, 서비스 수출 확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생산성 격차를 해소 등을 위한 노력은 구조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아난드 단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2025년 한국-IMF 연례협의’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성장 정책 중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에 대해서는 “지금은 실질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고, 전체적인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2025년에 두 번의 추경(추가경정예산)과 2026년 예산안처럼 경제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거둔다면 한국이 잠재성장률을 더 높이고, 지금 목표하고 있는 3%까지 가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런 부분들과 관련해 실질적인 세부 계획이 어떻게 구상되고 이행될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IMF는 이날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9%로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p) 상향조정했다. 또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은 1.8%로 제시했다. 다만 한국이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재정 개혁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2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전망했다. 지난 7월 29일 세계경제전망에서 발표한 전망치보다 0.1%p 상향조정했다. IMF는 한국의 불확실성 완화와 이재명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가 진정세로 돌아선 뒤 내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아난드 단장은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유에 대해 “지금은 통화와 재정정책이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잠재성장률 수준인 2%까지 가는 데는 지금의 기조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정부가 목표하고 있는 3%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말한 구조개혁들이 단행돼야 될 것이고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구조개혁이나 고령화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노력들, 자본시장을 더 심화시켜서 실질적으로 자본이 더 생산성이 높은 쪽으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 정부의 AI 대전환 추진은 바람직하지만 이에 따른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아난드 단장은 “대기업의 경우에는 AI 도입이 어느 정도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 다만 대기업이 아닌 기업들도 좀 더 AI 도입을 용이하게 하고, AI의 이점과 생산성 향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새로운 변화가 있을 때마다 노동력이 이에 대한 이점을 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며 “각각의 사람마다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선별적인 AI 교육과 재숙련,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라훌 아난드(
왼쪽 세번째) IMF 한국 미션단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 IMF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9.24. [email protected]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상 확장재정 등 단기 부양책 사용은 적절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난드 단장은 “연금개혁과 관련해서는 3월에 일부 개혁들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추가적으로 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한편으로는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연금 수급과 관련된 균형 등이 같이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고령사회이기 때문에 앞으로 굉장히 많은 지출 요구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 잘 대응하기 위해 재정개혁도 동시에 수반돼야 한다. 중기적으로 봤을 때는 ‘재정 앵커'(fiscal anchor)를 도입하는 것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재정 앵커는 정부가 추진 중인 ‘재정 준칙'(fiscal rule)과는 다소 다른 개념이다. 재정준칙이 현재의 재정 운영에 적용할 수 있는 구속력 있는 규범이라면 재정 앵커는 중장기적 목표치에 가깝다.
예를 들어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재정 앵커를 설정했다면, 실제 재정 운용에서는 매년 재정 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도록 재정 준칙을 세우는 식이다. 또 재정 앵커는 정부가 지켜야할 재정 정책의 원칙의 형태로 설정되기도 한다.
아난드 단장은 “실질적으로 국가부채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수준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차원의 장기적인 앵커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린다”며 “이 앵커와 함께 여러 가지 운영상 규칙(operational rule)이 설정되고 앵커와 룰들이 일치화될 수 있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라훌 아난드(
왼쪽 세번째) IMF 한국 미션단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 IMF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9.24.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