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게시된 월세 매물 정보. 2025.08.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출 규제 이후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전세 수요가 월세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주택 전월세전환율이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전세의 월세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전월세전환율은 수치가 상승하면 월세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8월 서울 주택 전월세전환율 4.25% 기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의 전월세 전환율은 4.25%로, 같은 수치를 기록했던 2018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세전환율은 지난해 말부터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4.10%였던 전월세전환율은 올해 ▲1월 4.14% ▲4월 4.20% ▲7월 4.23% ▲8월 4.25% 등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강북 14개구와 강남11개구로 나눠보면 강북 지역의 전월세전환율이 4.31%로, 서울 평균치를 웃돌았고, 지난 2018년 8월(4.3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강남 역시 4.19%로, 지난 2023년 8월(4.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세전환율 상승은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와 전세대출 보증비율 축소, 버팀목대출(전세) 한도 축소 등 고강도 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 임대시장에서 전세 물량이 자취를 감추고, 월세 가격 상승으로 전월세전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서울 월세 수요는 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는 103.2로, 지난 2021년 10월(110.6)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수급지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으로 반전세 등 월세로 떠밀린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월세 수요 우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서울 소형 아파트 월세 수요가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내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54.5%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51.8%와 비교할 때 2.7%p 상승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택시장에서 월세 가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사기 여파와 고강도 대출 규제 등으로 월세를 찾는 주택 임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셋값이 앞으로도 꾸준히 오를 가능성이 크고,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서울 주택 월세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