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 사진은 지난 지난달 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아메리칸 이글 매장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 매장에는 시드니 스위니가 등장한 캠페인 포스터가 걸려 있다. 2025.08.04.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인종주의 광고 문구로 논란이 된 미국 의류업체 아메리칸 이글이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가 급등했다.
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아메리칸 이글은 이날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주당 45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1센트)를 두 배 이상 웃돈 수치다.
제이 쇼튼스타인 아메리칸 이글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고객 인지도와 참여도, 비교 가능한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며 최근 시드니 스위니와 미 프로미식축구(NFL) 선수이자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약혼자인 트래비스 켈시가 출연한 광고 캠페인의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스위니의 ‘시그니처’ 청바지가 출시 일주일 만에 매진됐다면서 “불과 6주 만에 전례 없는 신규 고객 유입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아메리칸 이글 주가는 뉴욕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20% 넘게 치솟았다.
앞서 아메리칸 이글은 지난 7월 스위니를 모델로 기용한 청바지 광고를 내놨다.
문제는 광고의 핵심 문구였다. “시드니 스위니는 훌륭한 진(Jeans·청바지)을 가졌다”는 표현이 영어의 동음이의어 ‘genes(유전자)’와 연결돼 인종적 우월성을 암시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광고에서 스위니가 “유전자(genes)는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전달돼 머리색·성격·눈 색깔을 결정한다. 내 진(jeans)은 파란색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백인 우월주의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등록된 공화당원인 시드니 스위니는 지금 가장 ‘핫한’ 광고를 내놨다”며 “아메리칸 이글 청바지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힘내라, 시드니!”라고 올려 논란에 불을 지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