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AP/뉴시스] 지난 27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에서 전자 주가판에 표시된 닛케이지수를 바라보는 시민의 모습. 2025.10.31.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31일 일본 도쿄증시 주요지수는 상승하며 마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이날 닛케이225지수(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85.73포인트(2.12%) 오른 5만2411.34에 장을 마쳐 처음으로 5만2000대를 돌파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장중 고점에서 마감했다.
JPX 닛케이 인덱스400는 전장보다 295.77포인트(0.99%) 상승한 3만114.34, 토픽스(TOPIX) 지수는 31.04(0.94%) 오른 3331.83에 마감했다.
전날 뉴욕증시 하락과 메타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이어진 엔화 약세·달러 강세와 일본·미국 기업들의 호실적이 매수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미일 정상회담과 양국 중앙은행 회의 등 주요 이벤트가 큰 변동 없이 마무리된 점도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전날 기자회견이 조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내용이 아니었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골디락스(과열도 침체도 아닌 적정 성장)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도 주가를 떠받쳤다.
인공지능(AI)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 열기도 식지 않았다.
이날 도쿄증시에서는 어드반테스트 등 반도체 관련주가 계속 매수세를 보였고, 전날 별다른 재료 없이 상한가까지 오른 레이저텍에 이어 소시오넥스트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도체 외에도 상승세가 확산됐다.
히타치제작소는 전일 대비 592포인트(11.92%) 오른 5555에 마감, 주식분할을 반영한 기준으로 상장래 최고가를 경신했다.
히타치는 2026년 3월기 연결기준 국제회계기준 순이익이 전기 대비 22% 증가한 75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30일 발표했다.
당초 예상치인 7100억엔에서 상향 조정된 것으로, 실적 개선 전망이 투심을 자극해 매수세를 끌어올렸다.
전력 인프라 갱신에 더해 데이터센터 관련 송배전 설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에너지 부문도 호조를 보였다.
히타치의 가토 도모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송배전 설비 수요가) 당초 예상했던 2030년이 아니라 2035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증권의 하루타 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에너지 부문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고 높은 수요가 2035년까지 이어질 전망이 제시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T&D자산운용의 나미오카 히로시 최고전략가는 “AI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반도체를 넘어 전력 관련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반도체 외 영역에서도 투자 매력을 찾는 단계”라고 말했다.
에너지 사업 호조로 후지전기도 이날 상장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에 대한 낙관론도 이어지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전날 발표한 10월 4주(20~24일)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는 4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으며, 순매수 금액은 6436억엔으로 올해 들어 세 번째로 큰 규모였다.
프랑스 아문디의 배리 그래빈 주식운용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본 주식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미국보다 저평가돼 있고 실적 성장 기대도 높다”며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자산 분산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시장에는 디플레이션 탈피, 기업지배구조(거버넌스) 개혁 등 명확한 변화의 스토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닛케이지수의 상승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