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서울=뉴시스] 박주연 우연수 기자 = 다주택자 논란에 휩싸였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을 4억원 내려 바로 매각했다. 계약금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9일 “중개인이 오늘 아침에 가격을 내리자마자 곧바로 팔렸다”며 “계약금도 오전 중 입금됐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대림아파트 130.89㎡(약 47평) 두 채를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보유해왔다. 2002년 매입 후 2019년 12월에 같은 아파트 내 한 채를 추가 매입, 두 채 모두 실거주했다. 한 채는 거주용, 한 채는 짐 보관용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구로 농지사건’ 국가배상 소송 승소 대가로 약 400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원장은 이번 국감에서 자신의 재산에 대해 “300억~400억원 사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국감에서 자신에 대한 다주택자 논란이 거세자 이 원장은 아파트 한채를 자녀에게 증여하겠다고 했다가 ‘아빠찬스’ 역풍이 불며 양도·증여하지 않고 처분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야권은 이 원장이 10·15 대책 전 18억원대로 실거래됐던 아파트를 20억원에 내놨다가 이를 22억원으로 올렸다며 거센 공세에 나섰고, 이 원장은 지난 28일 오후 늦게 중개인에게 전화해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 가격을 낮춰서라도 무조건 빨리 팔아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 매매가는 29일 오전 18억원으로 변경됐고, 곧바로 매매계약이 이뤄졌다. 해당 매물은 네이버 부동산에서도 사라졌으며, 이 원장의 매물이 빼진 현재 이 아파트 같은 평수 매도 호가는 19억~27억 선에서 형성돼 있다.
이 원장은 곧바로 매각 대금 일부를 ETF에 투자했다. 국내 자금을 부동산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이동시킨다는 국정 기조를 실천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29일 오후 KB증권 여의도 영업부금융센터를 방문, 일반 투자자들과 동일한 절차를 통해 ETF 상품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그가 가입한 상품은 이재명 대통령이 투자하고 있는 국내주식 지수형 ETF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원장은 지난 9월 증권사 CEO들과 만나 지수 ETF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직접 증권사 영업지점을 방문해 판매 단계에서의 소비자 강화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에 따라 금융회사의 상품 판매 과정을 직접 경험하려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