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지난 27일(현지시각)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트럼프 골프장에서 무역 협상을 타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25.7.3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룬 무역합의에 EU가 미국에 6000억 달러(약 829조 원)의 투자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백악관은 “EU가 2028년까지 미국에 6000억 달러를 신규 투자할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으나 EU는 “EU 기업들이 미국 내 다양한 분야에 최소 6000억 달러를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모호하게 발표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EU의 표현이 모호한 이유는 구체적 약속이 아닌 막연한 추측인 때문이다.
EU의 대미 투자는 EU 27개 회원국의 민간 기업들이 실행하는 것으로 무역 협상을 책임지며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고 조직하며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EU 집행위가 투자를 강제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 올라프 길 EU 집행위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기업에도 무언가를 강요할 수 없고, 또한 우리가 그럴 수 있는 것처럼 가장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과 대화할 수 있고, 그들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그것을 미국 측 파트너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U는 이를 알면서도 막대한 액수의 투자를 중요 협상 전술로 사용했다. 일본이 사용한 전술과 유사하지만 일본의 약속에 비해 공허하다.
EU 무역 협상단은 협상을 앞두고 역내 기업들을 상대로 미국 협상단에 제시할 자료를 수집했고 협상에서 이를 트럼프에게 주는 일종의 보너스로 제시했다.
그러자 트럼프가 지난 27일 밤 스코틀랜드에서 EU 당국자들과 협정을 타결하면서 EU가 제시한 숫자들이 엄청나다며 크게 반겼다.
그러나 EU의 약속은 일본의 약속에 비해 취약하다. 일본은 정부 지원이 예상되는 투자 기금을 약속했었다.
도이체 방크 전문가들은 유럽의 투자 제안이 “규모가 커 보이기는 해도 실질적으로 중대한 변화를 뜻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각국이 투자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트럼프가 다시 관세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EU와 미국은 아직 공식 협정 문서를 발표하지 않았으며 세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 문안을 조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