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장인홍 구로구청장.[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구로공단은 대한민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뤄내며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견인차 역할을 한 곳입니다. 대한민국을 먹여 살린 곳인데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라보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지난 24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60~80년대 수출의 역군들이 살고 있고, 그분들의 자녀들이 사는 구로의 역사를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장 구청장은 지난 4월2일 보궐선거에 당선돼 구정을 이끈 지 약 6개월이 됐다. 그는 구로구에서 나고 자란 구로 토박이다. 서울동구로초, 구로중, 구로고를 거쳐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제9·10대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장 구청장은 시의원 시절에는 집행부를 감시, 견제하는 역할이 컸다면 구청장은 주민 안전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했다. 그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주민과 더 가까워지고, 생활 속 민원을 현장에서 직접 듣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구청장이 안전 총괄 책임자인 만큼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생 안정’과 ‘지역경제 회복’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취임 직후 ‘구로사랑상품권 확대 발행’을 1호로 결재했다. 발행액을 기존 79억원에서 200억원으로 확대해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다.
구로구는 서울에서 낙후된 도심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장 구청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구로구에 산업화박물관을 조성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부모님이 이렇게 고생했구나’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이 여건이 되면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은 곳이 아니라 계속 머물면서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현재 구로에는 사회 초년생과 어르신 1인 가구가 유독 많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해 주거와 교육환경 개선을 제시했다. 먼저 재개발·재건축의 신뢰성을 강화하고자 민간 전문가 중심 지원체계로 전환했다.
또 정비사업지원팀을 신설해 갈등을 최소화하고 사업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실제로 가리봉동 2-92 일대는 지원팀 상담 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재발 후보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장인홍 구로구청장.시의회 교육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장 구청장은 고교 서열화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위 자사고, 특목고를 제외하고 일반 인문계학교 진학률만 비교하면 서울 25개 자치구가 대부분 비슷하다”면서 “소위 교육열이 높다는 동네로 무리하게 이사 가도 나중에 후회하는 학부모들을 많이 봤다. 근본적인 공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 구청장은 ‘구로형 기본사회’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기본경제·돌봄·교육·문화 등 생활 전 영역에서 기초지자체가 책임지는 안전망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한 ‘기본사회추진단(TF)’을 구성하기도 했다.
또 주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인 구로철도차량기지 이전에도 힘쓰고 있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도록 국토부,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장 구청장은 “단순한 이전이나 시설 건설이 아니라 구로의 미래 도시 구조를 바꾸고 새로운 성장 거점을 만드는 일”이라며 “부지는 주거·문화·산업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개발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구는 중국 동포 등 외국인 주민이 5만3000여명으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살고 있다. 장 구청장은 다문화를 넘어 상호 문화 이해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 동포 밀집 지역에 위치한 학교는 입학생 70%가 중국 동포”라면서 “최근 대림역 근처에서 혐중시위가 있었는데 그분들을 단순 수용을 넘어 지역사회의 주체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구청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짧은 임기라 아쉬움은 있지만, 현재 임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주민 삶과 직결된 민생 현안 해결에 집중한다면, 주민들이 진정성 있게 평가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