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랑고르=뉴시스] 말레이시아 셀랑고르주 샤알람 메이플 트리 물류에 위치한 KMT코리자야 물류 창고 모습.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셀랑고르·쿠알라룸푸르=뉴시스]임소현 기자 = 한류가 끌어올린 K푸드의 인기에 한국 농식품이 서울에서 4620㎞ 떨어진 말레이시아 식탁에 오르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 한국 농식품이 들고 나는 곳, 뱃길을 따라 도착한 K푸드가 말레이시아 곳곳으로 향하기 전 잠시 쉬어가는 물류창고를 다녀왔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차로 40분 정도 떨어진 셀랑고르(Selangor)주 샤알람(Shah Alam)을 찾았다. 꽤 낯설지 않은 풍경이 펼쳐진 곳이다. 우리나라의 인천항 정도일까, 항구가 인접한 셀랑고르에는 물류창고들이 블록마다 자리잡았고 커다란 화물트럭과 나란히 도로를 달렸다.
이곳에 위치한 메이플 물류 허브(Mapletree Logistics Hub) 안쪽으로 들어섰다. 거대한 물류 창고들을 지나쳐 ‘KMT 코리자야 물류(KORJAY Logistics)’라고 적힌 창고 앞에 차가 멈췄다.
이른 오전이었지만 지게차가 분주하게 컨테이너들을 옮기고 있었다. 지게차 뒤로는 출고 차례를 기다리는 컨테이너들로 가득했다. 입구 가장 앞 컨테이너엔 빙그레 ‘바나나맛우유’가, 그 뒤로는 오뚜기 ‘진라면’ 박스가 높게 쌓여있었다.
말레이시아 내 최대 한국 식품 유통업체인 KMT그룹의 물류 자회사 코리자야의 자체 창고다. 4000여 평 규모로, 늘 80% 이상 가득차 있는 곳이다. 특히 계속해서 물류가 밀려들어오지만 나가는 물류도 비슷하기 때문에 창고는 늘 만석이다.
KMT그룹 관계자는 “일주일에 한 스무 대 이상의 컨테이너를 받는다”며 “(입구에 쌓인 컨테이너는) 출고 대기 상품들이고 (그만큼 들어오기 때문에) 창고의 80% 이상은 계속 차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셀랑고르=뉴시스] 말레이시아 셀랑고르주 샤알람 메이플 트리 물류에 위치한 KMT코리자야 물류 창고 모습.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라면과 과자, 과일청, 주류, 장류 등 종류도 다양했다. KMT그룹이 취급하는 한국산 농식품은 약 3000여 품목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식품 수입액은 1450만 달러(약 199억5635만원). 과거 한인마트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유통은 현지 마트뿐 아니라 전국 식당 등으로 범위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베니 림(Benny Lim) KMT 자야 대표는 “유통 매장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수요가 높아지면서 수입량도 늘었다”며 “한류 영향으로 화교와 무슬림 등 인종과 상관 없이 한국 식품에 다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자 KMT 그룹은 최근 K플러스 푸드마켓(K Plus Food Market)을 열고 한국형 마트 운영에도 나섰다.
이마태오 KMT그룹 회장은 “쿠알라룸푸르, 수도는 당연하지만 심지어는 이제 지방 어디에 가든 한국식품을 찾아볼 수 있다”며 “작은 동네 마트부터 편의점, 지방의 웬만한 도시에는 한국 식당이 다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식품에 대한 전반적인 시장에 이미 자리매김이 된 것”이라며 “최근에는 한국식품이 마트에서 판매되는 것 외에 외식 산업이 커져가면서 이를 통해 들어가는 식자재의 수요가 커지게 됐다”고 언급했다.
KMT그룹은 1994년 설립돼 지난해 30주년을 맞았다. 한국인인 이마태오 회장은 말레이시아 내 한국 식품을 전파하며 쌓은 공로를 인정받아 외국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다툭(DATUK·백작) 작위를 받기도 했다.
KMT그룹은 앞으로도 한국 정부, 공공기관과 협업해 말레이시아 내 K푸드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이제부터는 한 단계 더 올라가서 한국 식품이 말레이시아의 기호식품화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누구나 어렵지 않게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 들어가있는 제품으로 확산해 나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식품을 판매하지만 동시에 문화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문화가 서로 전달되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교류를 증진해 말레이시아와 관계가 깊어지고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로 가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감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셀랑고르=뉴시스] 이마태오 KMT그룹 회장이 쿠알라룸푸르 KMT자야 본사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