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가수 준케이.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오래하는 사람이 최고인 거 같아요. 오래하는 게 제일 어렵거든요. 누구나 반짝일 수 있지만 계속 잘 될 수 없으니까.”
가수 준케이(37)는 꾸준히 나아가는 법을 안다. 2008년 그룹 ‘2PM’으로 데뷔해 올해 17년 차 가수가 되기까지 숱한 어려움에도 그는 자신만의 속도로 한 걸음씩 나아갔다. 운동에 비유하면 지구력과 페이스 조절 능력이 뛰어난 장거리 달리기 선수다.
네 번째 미니 앨범 ‘디어 마이 뮤즈'(Dear my muse) 발매를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준케이는 “앨범을 통해 무언가를 얻기보다, 기다려주시고 음악을 할 수 있도록 지켜주신 분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를 듣고 공연을 보러 와주신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제가 음악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자 친구가 불러주는 노래를 들어주는 마음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거 같다”고 전했다.
2020년 미니 3집 이후 4년 9개월 만에 나온 이번 신보는 준케이가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앨범이다. 타이틀곡 ‘알앤비 미'(R&B ME)를 비롯해 ‘프라이버시'(PRIVACY), ‘올 온 유'(ALL ON YOU), ‘라르고'(LARGO), ‘해피 엔딩'(HAPPY ENDING) 등 다섯 곡이 수록됐다.
‘알앤비 미’는 음악 장르인 알앤비(R&B)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풀어낸 곡이다. 신디사이저 사운드와 준케이의 감미로운 보컬이 어우러져 포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알앤비’라는 제목의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예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장르는 알앤비가 아닌 팝이지만 ‘R’과 ‘B’의 의미를 가사에 재미있게 녹여서 만들게 됐습니다.”
[서울=뉴시스] 가수 준케이.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랩 파트는 소속사 후배이자 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메인 래퍼 창빈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준케이는 “처음에 ‘알앤비 미’를 솔로곡으로 생각했다가 2절에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랩 가사를 썼다”며 “누가 맡으면 좋을지 회사와 논의하던 중 저와 정반대의 톤을 가진 창빈의 랩이 너무 좋아서 피처링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압박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창빈이가 흔쾌히 받아줬다. 한 시간 반 정도 쓴 가사를 회사와 창빈이에게 보내주면서 직접 쓰고 싶으면 써도 된다고 했는데 ‘선배님이 써주신 건데 어떻게 바꿔요’ 하더라”며 웃었다.
다섯 곡 모두 준케이를 잘 드러내지만 그중 한 곡을 꼽으라면 ‘프라이버시’다. 그의 색깔과 가장 가깝다는 게 이유다. “알앤비 기반에 레트로한 드럼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에요. 서로에게 끌리는 두 사람이 둘만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내용인데 예전에 작업했던 ‘우리집’이랑 결이 비슷해요. 엉큼한 마음이 담겨있죠.”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준케이는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했다. 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곡만 107곡이다. 일상에서 영감을 주는 것들을 붙들고 파고든 결과물이다. 최근에는 음악을 시각화하는 법에 관심이 생겼다. 귀로 듣는 음악만큼 눈으로 보는 음악에서 사람들이 위로받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알앤비 위주의 음악을 계속해 오고 있어서 장르의 변화는 없을 것 같아요. 다만 곡 하나하나마다 어떻게 시각화하고, 어떻게 피부에 와닿게 만드는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요즘은 음악을 그냥 듣는 것보다 시각화해서 어떻게 들리는지를 생각하는 시대 같아요. 거기에서 사람들이 위로받고 치유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서울=뉴시스] 가수 준케이.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중에게 공개되는 직업은 외부에 흔들리기 쉬운 법. 17년 동안 어떻게 자기 세계관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 “멘탈이 약했던 적도, 우울함을 느꼈던 적도 있어요. 흔들리지 않으려면 규칙적으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매일 운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관리를 하다 보니 멘탈이 나아진 거 같았어요. 정신도 건강해지는 느낌이고 이 루틴 속에 사는 게 재밌더라고요.”
준케이의 컴백만큼 기다려지는 건 2PM의 완전체 활동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완전체 컴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게 없지만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게 멤버들의 생각”이라며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해보자고 해서 지금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 20주년 맞은 슈퍼주니어 선배님들이 너무 보기 좋더라고요. 우리 2PM도 꼭 20주년에 뭉쳐야지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저희 6명 멤버들을 만난 건 정말 큰 행운인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