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AP/뉴시스]프랑스 파리 외곽 이시레물리노의 마이크로소프트(MS) 프랑스 본사 건물에 MS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5.11.04.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미국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MS가 최신 엔비디아 AI 칩을 아랍에미리트(UAE)로 수출하는 것을 허가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3일(현지시간)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23년부터 2029년까지 UAE에 총 152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 가운데 AI와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만 10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MS는 올해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 상무부로부터 UAE로 GPU를 수출할 수 있는 허가를 최초로 취득한 기업”이라며 “이를 통해 엔비디아의 최신 GB300 GPU를 포함해 A100 칩 6만400개에 해당하는 물량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미스 사장은 “미국 정부가 부과한 사이버보안, 물리적 보안, 기술 이전 등 엄격한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수출 허가를 받을 수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켜 이번 허가를 획득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처음으로 MS의 최신 엔비디아 칩 수출을 승인함으로써 걸프 지역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확대할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로 MS는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구축 중인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연산 능력을 기존보다 4배 이상 확충할 수 있게 됐다. MS는 2026년부터 2029년까지 79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MS는 이미 2023년부터 UAE 국영 AI기업 G42에 15억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으며, AI·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46억 달러, 현지 운영비와 매출원가로 12억 달러를 투입했다.
G42는 올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이 합의한 아부다비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다.
스미스 사장은 “AI 확산이 불균형하게 진행될 경우 세계 경제의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국과 UAE의 긴밀한 협력은 기술 접근성을 높이고, 글로벌 사우스(중동·아프리카·남유럽·동아시아 등)의 포용적 AI 확산을 이끄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술 투자는 사람과 신뢰 위에서 완성된다”며 “MS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UAE가 자생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MS의 이번 행보는 UAE가 AI를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두고 국부펀드를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한편, 세계에서 가장 높은 AI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UAE의 생성형 AI 이용률은 인구의 59.4%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싱가포르(58.6%)를 근소하게 앞섰으며 두 나라를 제외하면 50%를 넘는 국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