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부동산 개발사 신세계발전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홍콩 대형 부동산 개발회사 신세계발전(新世界發展)은 3일 최대 19억 달러(2조7145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경제통과 홍콩경제일보, 동망(東網) 등에 따르면 중국 본토 등에서 과잉투자로 자금난으로 겪는 신세계발전이 이날 기존채권을 차환해 유동성을 높이고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이같이 대규모로 채권을 신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발전은 원금 상환 기한을 설정하지 않은 영구채를 16억 달러까지 내는 한편 2031년을 만기로 하는 담보 채권을 3억 달러 정도 발행한다고 전했다.
이자율은 영국채가 9.0%, 담보채권 경우 7.0%로 한다고 신세계발전은 설명했다.
발행하는 채권은 기존채권과 교환할 예정이며 채권자는 미지급 분배금을 받을 권리를 포기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신세계발전은 성명을 내고 “부동산 시황 악화로 인한 역풍과 자금조달 제약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채권 상황 일정을 최적화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 전체를 개선하겠다”고 언명했다.
홍콩 애널리스트는 “새 영구채 발행으로 신세계개발이 임박한 부채 상환 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됐다”며 “자산 매각과 영구채 발행 등 자금 확보 노력이 점진적으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2026년께 부채 구조가 점차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부채 감축 속도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통계로는 신세계개발의 현재 미상환 채권 총액은 약 79억 달러로, 이중 57% 가량인 45억 달러가 영구채다.
홍콩 유수의 재벌그룹 신세계 핵심기업인 신세계발전은 중국과 홍콩의 경기둔화로 개발 물건의 자산성이 떨어지면서 2025년 6월 결산에서 연결 최종 손익이 163억 홍콩달러(2조997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신세계발전은 5월 말 기존 영구채 이자지급을 연기한다고 공표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했다.
6월에는 총 882억 홍콩달러 상당 무담보 채권 차환을 은행단과 타결해서 일단 위기를 피했지만 부동산 불황 장기화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세계발전은 9월엔 도이체 방크 등 은행단과 최대 59억 홍콩달러 규모 융자계약을 맺었다.
당시 홍콩을 상징하는 빅토리아만 연안에 위치한 대형 복합시설 ‘빅토리아 독사이드’를 비롯한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했다.
신세계발전은 200억 홍콩달러를 투입한 홍콩 국제공항 부근에 있는 복합시설 ’11스카이즈’ 매각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대규모 채권 발행 소식에 신세계발전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4시30분) 시점에 전장보다 3.47% 급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