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엔화 환율은 31일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엔 매도가 선행, 1달러=154엔대 전반으로 내려 시작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8시30분 시점에 1달러=154.07~154.09엔으로 전일 오후 5시 대비 0.64엔 하락했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금융정책 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엔화 환율은 30일 해외시장에서는 일시 1달러=154.40엔으로 2월 중순 이래 8개월 만에 저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은행은 10월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우에다 총재는 금리인상 여부와 시기에 관해서 “현 시점에선 예단하기 어렵다”며 “내년 춘투의 처음 추세를 확인하겠다”고 밝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엔화 환율은 오전 9시41분 시점에는 0.50엔, 0.32% 내려간 1달러=153.93~153.95엔으로 거래됐다.
호주 시드니 외환시장에서 31일 엔화 환율은 해외시장 흐름을 이어받아 전일에 비해 1.40엔 크게 밀린 1달러=154.05~154.15엔으로 출발했다.
앞서 3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대폭 속락, 29일 대비 1.40엔 떨어진 1달러=154.10~154.20엔으로 폐장했다.
일본은행 금리인상 관측과 미국 금리인하 예상 모두 후퇴함에 따라 엔 매도, 달러 매수가 가속했다.
엔화 환율은 장중 1달러=154.45엔으로 8개월 만에 엔저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의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발언에 앞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결론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29일에 이어 전날에도 국채 금리가 올라 미일 금리차 확대를 의식한 엔 매수를 불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관세와 수출규제를 확대하지 않기로 합의, 미중 대립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완화한 것 역시 저리스크 통화인 엔을 팔고 달러를 사는 거래를 자극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31일 엔화는 유로에 대해 오르고 있다. 오전 9시39분 시점에 1유로=178.15~178.16엔으로 전일보다 0.10엔, 0.05% 상승했다.
유로는 달러에 대해서 떨어지고 있다. 오전 9시39분 시점에 1유로=1.1572~1.1574달러로 전일에 비해 0.0045달러, 0.38% 내렸다.
연내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이 후퇴한다는 분위기가 30일 미국 장기금리 상승을 부추겨 엔과 유로 등 주요통화에 대한 달러 매수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