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해 조현 외교부 장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2025.10.29.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0일 부산 정상회담은 양국 무역 전쟁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담은 2019년 6월 이후 6년만에 열리는 것이자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첫 회담이다.
두 정상의 협상과 회담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측 관리들은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수개월 간의 세계 경제 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양국간 무역 협정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윤곽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CNN은 전망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양측 5차 무역 협상 및 예비 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이 새로운 칩 수출 통제를 동결하는 대가로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 연기하는 데 동의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협상에 큰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을 마치고 한국으로 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시진핑 주석과 훌륭한 회담을 할 것이며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의제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한 태도 변화가 있을지 여부다.
자동차 제조에서 군사 장비에 이르기까지 미국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공급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통제는 중국에게 강력한 협상 레버리지를 제공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국가 안보 우려를 명분으로 희토류 및 관련 기술 수출에 대한 제한, 제3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중국이 제공하는 희토류 물질이 포함되는 제품에 대한 통제까지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중국산 제품에 11월 1일부터 100% 관세 추가를 호언했지만 실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트럼프는 28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희토류 및 기타 광물의 채굴 및 가공을 확보하기 위한 협정에 서명했다. 미국은 호주와도 희토류 관련 협정을 맺는 등 대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현재 미국 수출품에 대한 중국의 평균 관세는 32.6%, 중국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는 57.6%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회담에서 펜타닐 통제와 미국내 틱톡 거래도 주요 협상 대상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펜타닐 수출을 통제하면 현재 20%로 부과되는 이른바 ‘펜타닐 관세’를 10%로 낮출 것을 협상중이라고 28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고리즘 기능을 통해 젊은 층의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틱톡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틱톡 인수 문제를 내년 중간 선거전에 마무리짓고 싶어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에 본사를 둔 독일 마샬기금의 인도-태평양 프로그램 전무이사 보니 글레이저는 영국 가이언 인터뷰에서 “두 지도자 모두 자신과 국가가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둘 다 올해 초 서로를 위협했던 매우 높은 관세로 돌아가는 것은 피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글레이저는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과는 별개로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진전은 두 정상간 건설적인 대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워싱턴의 대중 강경파들을 무시하고 시 주석과 비교적 화해적인 어조를 취하고 있으며 시 주석은 트럼프를 관리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글레이저는 분석했다.
미중 사이 민감한 주제인 대만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행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가 대만에 대해 이야기할 것인지 모르겠다. 확실하지 않다”며 “시 주석은 물어보고 싶어할 수도 있으나 대만은 대만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도 않지만 자극하지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로서는 그만큼 보다 급한 현안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은 양국 정상의 회담을 2일 앞둔 28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에서 확정한 앞으로 5년의 경제 사회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20기 4중전회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렸다. 계획 속에는 미국의 압박 등 대외적 변화에 대응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한 요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심화되고 패권주의와 강대국 정치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상황을 진단하고 기술 자립 강화 등을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번 20기 4중전과 ‘계획’의 발표는 시 주석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CNN은 “회담 결과와 관계없이 양국 정상회담은 중국에 승리”라는 분석을 내놨다.
시 주석은 협상을 하겠지만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더 이상 지배적인 강대국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것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