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 박단 SNS 캡처)[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전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에 반발해 수련을 중단한 후 ‘병원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울릉군 보건의료원 응급실에서 근무한다.
1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은 이달 부터 울릉군 보건의료원 응급실에서 근무한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폐와 방황을 갈무리하고 끝내 바다 건너 동쪽 끝에 닿았다”며 “10월부터 울릉군 보건의료원 응급실에서 근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에서 다시 나아갈 길을 살피려 한다”며 “명절에는 내내 병원에서 머물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에 지원했으나 최종 불합격했다. 응급의학과는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 정원이 미달됐던 과다.
그는 불합격 통보를 받은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애증의 응급실, 동고동락했던 의국원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뭐 별수 없다”며 “이 또한 다 제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적었다.
또 “한풀 더 식히며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 보려 한다”며 “염려와 격려를 보내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남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 2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연대사를 하고 있다. 2025.04.20. [email protected]박 전 위원장은 2023년 8월 대전협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해 2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맡아오다가 올해 6월 사퇴했다.
대정부 강경 투쟁을 해 온 박 전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의료계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의정 갈등 장기화 속에서 의료계에선 박 전 비대위원장이 전공의들의 다양한 의견을 대변하지 못하고 대안 없는 투쟁만을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면서 사퇴했다.
지난해 2월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수련을 중단한 후 페이스북을 통해 “현장 따위는 무시한 엉망진창인 정책 덕분에 소아응급의학과 세부 전문의의 꿈, 미련 없이 접을 수 있게 됐다”면서 “저는 돌아갈 생각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 지난해 4월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면담 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는 글을 남겨 정부와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음을 암시했다. 올해 3월에는 페이스북에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는 것이냐”며 의대생들에게 등록 없이 휴학을 이어가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