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6·27대책 시행 이후 강남권과 가까운 상급지 아파트 매매 거래가 끊기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 과천시의 경우 거래량이 한달새 95.8% 급감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대책 시행 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과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건에 그쳤다. 6월 1일부터 27일까지 합계 117건에 달했던 거래량이 95.8% 급감한 셈이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매매·임대차 매물은 한 달 전 582건에서 이날 기준 656건으로 12.7% 증가하며 경기도 내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주간 기준 1%대에 육박하던 집값 상승률도 주춤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 다섯째 주(6월30일 기준) 0.98%를 기록했지만, 7월 둘째 주(14일 기준) 0.39%로 급감했다.
계약 취소 사례도 나타났다. 원문동 과천위버필드 전용 84㎡(15층)는 지난달 30일 23억원에 중개거래됐지만, 지난 8일 계약이 해제됐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고 6개월 내 전입신고 의무가 적용되면서
지역 대장주인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의 경우 지난달 29일 전용 59㎡(8층)가 20억8500만원에 거래된 뒤 해당 단지에서 3주째 거래가 뚝 끊겼다.
중앙동의 한 중개업소는 “저번달까지만 해도 안양 평촌뿐 아니라 타지에서도 집을 보려는 문의가 많았는데 대책 발표 뒤엔 한산하다”면서도 “집주인들은 빨리 팔아야 하는 게 아니면 호가를 유지한 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매매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당장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게 지역의 분위기다. 과천주공 5·8·9단지 등 3000가구 규모 재건축 이주 수요가 발생하면서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과천 전셋값은 전주(0.45%)보다 0.7%포인트(p) 낮아진 0.38% 상승으로 집계됐으나, 여전히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과천의 또다른 중개업소는 “과천은 주변 1기 신도시나 구축 단지에서 신축이나 평형을 키워 갈아타려는 수요가 있어서 당장 가격이 떨어지긴 않을 것”이라며 “알음알음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직방에 따르면, 6·27대책 전후 경기도 아파트 중위 거래가격은 4억4500만원, 중위 전용면적은 75㎡로 소폭 하락했지만 과천의 경우 오히려 23억9250만원, 87㎡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직방은 “과천시는 거래량 자체는 극히 적었지만,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과천푸르지오써밋’ 등 고가 신축 단지의 단일 거래가 중위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